CityTimes -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탑승 준비하는 귀성객들.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왔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기름값부터 식재료, 외식비까지 각종 물가는 천정부지 치솟았는데 주머니사정은 그대로인 탓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7∼2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776.3원으로 전주보다 16.7원 올랐다.
지난 6~7월 1500원대 후반에서 내렸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8월 1600~1700원대로 올랐고,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곧 1800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이대로라면 경윳값도 1700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제수용 농산물 가격도 천정부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9월호 과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만8400원이던 사과(홍로 10㎏ 기준) 도매가격은 올해 9월에는 146.5~160.6% 오른 7만~7만4000원으로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 가격동향을 봐도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기준 사과(홍로)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3만1580원으로, 전년 동기(2만5506원) 대비 23.8%올랐다. 전통시장에서는 제수용 특품 사과 1개 가격이 1만원에 거래 중이다.
배(신고 15㎏ 기준)의 추석 성수기 도매가격도 7만6000~8만4000원으로, 복숭아도 도매가격으로 10㎏당 4만5000원(레드골드)으로 전년 대비 54%가 올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가격 상승에 대해 "주요 과일이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경작지가 감소해 생산량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도 2개월째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6(2015=100)으로 한 달 전에 비해 0.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 폭이 지난해 4월(1.6%)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올해 7월(0.3%)에 이은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0% 오르면서 지난 5월(0.5%) 이후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보통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달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린 양대 축은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었는데, 이달 이 같은 인상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달 국제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석탄·석유제품(11.3%), 폭우·폭염 등에 타격을 입은 농산물(13.5%)은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농림수산품은 수산물(0.0%)이 보합을 나타낸 가운데 농산물과 축산물(1.5%)이 올라 전월 대비 7.3% 상승했다.
공산품은 1차금속제품(-0.3%) 등이 내렸으나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1.4%) 등이 올라 전월보다 1.1% 올랐다.
치솟은 물가와 달리 임금 인상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은 5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동자 1인당 평균 실질임금은 월 355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줄었다.
해당 기간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보다 2.4% 오른 393만8000원이지만, 여기에 물가상승률 4.0%를 반영하면 사실상 임금이 줄어든 것이다. 실질임금은 2022년 2분기(-1.1%)부터 시작해 올해 2분기(-0.3%)까지 5분기 내리 감소세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 백분율로 환산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돈의 실질적인 가치를 말한다. 노동자가 지불받는 임금의 가격을 단순히 화폐액으로 표시한 것이 명목임금이고, 실질임금은 그 명목임금으로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으로 나타낸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관장은 "(관련 통계작성 시작한 2011년 이후) 상반기 실질임금 하락은 처음"이라며 "이전까지 물가상승이 가장 높았던 2011년엔 3%대, 그 이후에는 2% 안팎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4%대로 높았다"고 상반기 실질임금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