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 출처=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해말 이후 7개월 만에 금융완화 정책의 일부를 수정했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을 0.5%로 목표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이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공개시장 조작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종전 0.5%에서 1%로 올렸다.
이는 일본은행이 연 0.5%로 묶어놨던 장기금리가 연 1% 까지 상승해도 사실상 용인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일본이 장기간 '나홀로' 지속해온 금융완화 정책에서 방향 전환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장기 금리가 1%까지 상승하는 것은 상정하지 않고 있지만 만일에 대비한 상한"이라며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에 유연성을 주면서 "금융완화의 지속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금리는 종전처럼 -0.1%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주요 선진국이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하고서도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기 위해 무제한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다만 전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재임 당시인 지난해 12월 10년물 국채 금리의 허용 변동 폭을 종전 ±0.25%에서 '±0.5% 정도'로 확대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엔저)과 물가 상승 등을 의식해 취한 조치로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당시 일본이 10년 넘게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을 끝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후 일본 정부는 7개월간 추가적 긴축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우에다 총재 취임 후 처음으로 장기 금리에 미세 조정을 한 것이다.
일본은행이 미세하나마 긴축 움직임을 보인 것은 올들어 가속화하고 있는 물가 상승과 엔저 현상에 대응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일본은행도 이날 낸 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5%로 직전 4월 전망(1.8%) 때보다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일본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지난해 4월 이후 1년 넘게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를 웃돌고 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수정 영향으로 일본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주가는 하락하고 엔화 가치와 장기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0.4% 떨어진 32,759.23으로 마감했다. 일본은행의 결정이 발표된 직후 닛케이지수는 한때 2.4% 급락하기도 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에 달러당 141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 가치는 오후 들어 139엔까지 급등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 오른 연 0.550%로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