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험사들의 절판마케팅 관행에 대해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시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올해 보험업계의 확장성과 역동성,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업모형 전환’에 연구역량을 집중해 보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보험업계는 작년 말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기준금리 급등으로 안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생명보험사들이 2012년 비과세 한도 축소를 앞두고 고금리를 줘가며 대거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돌아와 보험금을 타려는 고객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날 “절판 뒤 시장 수요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리스크만 돌아올 뿐”이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절판마케팅을 매우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구방향으론 리스크 관리와 경쟁력 강화 두가지를 제시했다. 고물가 대응, 장기투자자 역할 강화 등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개인보험과 국내보험에 한정된 시장 경계를 넓히는데도 힘쓰겠다는 얘기다. 연령대별 위험인식 조사,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대응 방안, 주요국 전기자동차보험 분석, 빅테크 진출에 따른 규제 개선방향,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영향 분석 등이 구체적 과제로 제시됐다.
안 원장은 “(정부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개혁과제로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산업도 단기 수익에 집착할 게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연금수익률 제고, 다양한 상품개발, 적극적 마케팅 등이 절실하다”고도 강조했다. 보험연구원이 이 같은 연금정책 변화와 산업 혁신에 필요한 기초연구와 솔루션 제공에 힘쓰겠다는 구상이다.
안 원장은 “연구가 보험현장가 괴리되지 않겠다”는 점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의 센터조직에 건강보장연구센터를 추가해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대비하고, 산학보험연구센터를 통해 산업과 학계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신진 보험학자 양성도 지원한다. 안 원장은 2019년 내부 출신으로 처음 수장에 올라 작년 연임에도 성공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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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경 보험연구원장 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