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고객이 장기간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과 보험금, 카드 포인트 등 ‘숨은 금융자산’이 1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이 ‘잠자는 돈’을 조속히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6월말 기준 숨은 금융자산 규모는 16조9000억원으로 2019년 말(12조3000억원), 2020년 말(14조7000억원), 2021년 말(15조9000억원)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장기미거래 자산과 소멸시효과 완성된 휴면자산을 합한 금액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예적금 비율이 42.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보험금(40.4%), 미사용 카드포인트(15.3%), 증권(1.6%), 신탁(0.6%) 등 순서였다.
통상 예적금이나 보험금은 만기 후 금리가 크게 떨어진다. 가령 A 시중은행은 만기 후 1개월까진 약정금리의 50%, 3개월까진 30%를 지급하다가 3개월을 넘어서면 연 0.2%의 이자만 제공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이자를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돈을 제때 찾아가지 않고 계좌에 계속 묻어둘 경우 재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상실하게 된다. 장기 미사용 상태를 악용한 횡령 등 금융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금융권과 함께 ‘내계좌 한눈에’나 ‘내보험 찾아줌’ 같이 숨은 금융자산을 쉽게 조회하고 환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찾아주기 캠페인’도 지속 실시했다. 2015년6월부터 작년 5월까지 5조2000억원 규모의 환급 실적도 거뒀다. 그럼에도 잠자는 돈 규모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위는 금융사 소비자보호기준을 개선해 환급 관련 안내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계약 당시와 계약기간 중 연 1회, 만기 직전에 금융사가 고객한테 만기가 지나면 적용금리가 하락한다는 사실과 만기 시 자동 입금계좌 설정방법 등을 설명하도록 한다. 만기도래 이후 안내도 강화한다. 만기 시점과 만기 후 최초로 금리가 인하되기 전, 만기 1년 이후부턴 연 1회 이상 숨은 금융자산 조회·환급 방법에 대해 안내하도록 한다. 숨은 금융자산 관련 업무가 금융사 내 여러 부서에 나뉘어 있다는 점을 감안, 회사별로 담당 조직을 지정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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