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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내려도 차주들 이자 부담 '한숨' 여전

입력: 2023- 01- 31- 오후 07:00
© Reuters.  대출금리 내려도 차주들 이자 부담 '한숨' 여전

은행들이 이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리 인하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차주들의 원성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인하 혜택이 신규 대출을 받는 차주에 한정돼서다. 은행권은 올해 1분기가 지나면 기존 대출 차주도 금리 인하를 체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등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최대 0.3~1.05% 낮췄다. 하지만 기존 대출을 받은 차주들 사이에선 “대출금리가 떨어졌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조치가 신규 대출 차주에 한해 즉시 적용되기 때문이다. 통상 주담대 변동금리는 전월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은행 가산금리를 더해 6개월마다 한 번씩 바뀐다. 예를 들어 금리가 떨어지기 전 지난해 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올 상반기가 지나야 하락분이 신규 금리에 반영돼 인하를 체감할 수 있다. 우대금리 항목을 확대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의 금리 인하도 신규 대출 차주를 대상으로 적용돼 기존 차주들에겐 효과가 없다.

한편 코픽스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 전후로 대출을 받은 차주는 올 1분기 안으로 변동금리 주기를 맞으면 금리가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8월 공시 때 2.90%를 기록했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같은 해 12월 4.34%로 치솟았다. 이달은 전월 대비 0.03% 줄었지만 당분간 감소폭이 크진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은행들은 기존 차주의 경우 이르면 올 상반기 안으로 금리 하락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규제에 더해 금융채 금리 하락 등 은행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이 줄고 있어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만기 도래 전 자체적으로 판단해 주담대 금리를 조절할 순 없다”면서도 “현재 금리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 내로 기존 변동형 주담대 차주도 금리가 내려가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했다.

대출금리 하락분이 지난해 급격히 올랐던 금리 상승분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관측도 나온다. 30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49~6.96% 수준이다. 금리 상단이 연 6%대로 내려왔지만 고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면서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여전하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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