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 사태를 풀기 위해 5대 금융지주가 연말까지 95조원 규모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시장 안정이 이뤄질 때까지 금융당국과 금융권 수장들 사이 간담회도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윤종규 KB금융 (KS:105560)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등은 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시장 안정 등을 위한 금융지주사의 역할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 및 은행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건전성과 유동성이 양호한데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이뤄져 최근 ‘역대급 이익’을 거두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당부 사항은 크게 세가지였다. 먼저 유동성 공급을 요청했다. 그룹내 계열사간 유동성과 건전성 지원을 보강하고, 금융시장 차원에서도 금융지주그룹이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등 자금수요가 높은 실물 부문에 지속 신용을 제공하고, 제도권 금융에서 탈락한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 등도 당부했다.
회장단은 “시장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5대 금융은 이날 총 95조원 규모(잠정계획)의 시장 유동성 지원을 연말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시장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데 73조원,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 참여에 12조원, 그룹 내 계열사 자금 공급에 10조원을 쓰기로 했다.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에 자금공급을 확대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계획이다. 특수은행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 회사채,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도 사들이기로 했다. 또한 머니마켓펀드(MMF) 운용규모를 유지하고 제2금융권과의 크레딧라인도 유지한다. 금융지주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가다.
시장 안정이 이뤄질 때까지 ‘금융위원장-5대 지주회장 간담회’는 공식 정례화된다. 격주로 시장상황을 점검하며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과거엔 금융위원장 재임기간 중 통상 1~3차례 정도 이 같은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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