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연 4조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둔화 등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내놓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빅스텝으로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가 연 3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은 1125조1959억원 규모다. 대기업 대출이 194조2764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930조9196억원이다. 보고서는 “그간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진 기업들이 아직 코로나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대출 금리가 인상되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스텝에 따라 대기업이 더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는 1조1000억원이지만,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을 조달할 때 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이 금리 변동에 더 취약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가 앞으로 0.5%포인트 추가로 오르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이날 빅스텝 이전 대비 7조8000억원 늘어난다. 대기업 부담이 2조3000억원, 중소기업 부담이 5조5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된다면 건실한 중소기업도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는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 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금융권의 자금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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