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데이트펀드(TDF)를 상장지수펀드(ETF) 형식으로 만든 'TDF ETF'가 30일 국내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비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다. 이를 거래소에서 쉽게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게 TDF ETF다.
30일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은 TDF ETF를 동시 상장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세 운용사 중 가장 많은 네 개의 TDF ETF(ARIRANG TDF2030·2040·2050·2060액티브)를 출시했다. TDF에 붙은 숫자는 은퇴시점을 의미한다. 2030일 경우 2030년에 은퇴하는 것을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은퇴시점이 가까울 수록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린다.
한화자산운용은 TDF의 핵심인 글라이드패스는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와 공동개발했다. 글라이드패스는 '남은 은퇴 기간별로 자금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결정하는 전략을 뜻한다. 총보수는 세 운용사 중 가장 낮은 0.14%로 책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TDF2030·2040·2050액티브 등 세 종류를 상장했다. S&P다우존스와 손잡고 글라이드패스를 개발했다. 총보수는 0.2%다.
키움자산운용도 히어로즈 TDF2030·2040·2050액티브 등 세 종류의 TDF ETF를 내놨다. 글라이드패스는 S&P다우존스와 공동개발했고, 총보수는 0.3%다.
같은 2050시리즈로 비교했을때 KODEX TDF2050액티브의 주식 비중이 75.2%로 가장 높았다. 채권 비중은 22.7%였다. 히어로즈 TDF2050액티브는 주식 75.1%, 채권 15.0%, 대체자산 5.0%로 구성됐다. ARIRANG TDF2050액티브의 경우 주식 74.5%, 채권 24.8%였다. 세 운용사 모두 환헤지 대신 환노출 전략을 취해 환율 상승시 환차익을 얻을 수 있게 했다.
7월 12일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을 앞두고 TDF에 ETF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TDF와 달리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는지에 대한 포트폴리오도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반면 20~30년 장기 투자가 필요한 TDF를 사고팔기 쉬운 형태로 만든 게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기존 TDF 시장 점유율 상위권인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장단점을 살펴본 뒤 TDF ETF 출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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