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연간 3만5000%에 달했던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200%대로 내려앉았다. 불과 3년 만의 일이다. 다른 나라들의 인플레이션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은 최악의 국면을 지나 170의 1 수준으로 줄어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살인적 인플레이션이 개선된 비결로 규제완화를 꼽았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집권 이후 오랫동안 지속돼온 가격 통제 정책과 각종 규제를 완화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풀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베네수엘라는 미국 달러를 적극 받아들이고 정부 적자를 감축하는 한편 민간 부문의 유연화를 꾀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이들은 에콰도르 출신의 경제학자들이었다.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 재임 시절 재무장관으로 일했던 파우스토 에레라와 라파엘 리베라가 그들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2기인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3만5000%에 달하던 때다.
두 사람은 베네수엘라 재무부에 사무실을 두고 경제적 조언을 하며 모든 정책 결정에 참여했다.
이들의 조언으로 베네수엘라 내에 미국 달러 통용이 늘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됐다.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민간 경제 활동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카지노 금지 규정도 철폐됐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의 모든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00%대로 내려온 뒤 올 1월에 472%로 재차 떨어졌다. 지난 4월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은 222%로 내려갔다. 집계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베네수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경제위기 탓에 중남미 전역으로 빠져나간 600만명의 베네수엘라 난민 중 일부가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후보로 베네수엘라가 꼽히면서 최근엔 외국인 투자자들도 베네수엘라는 찾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변신이 아직 불완전하다는 지적도 많다.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높고 베네수엘라 국민의 90%가 한 달에 30달러만 벌 정도로 최빈국에 속한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는 투자 부족으로 석유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아직도 사회주의적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어 기업 친화적 정책은 언제든 쉽게 뒤집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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