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매출 목표를 얼마로 잡겠다’ 이런 자료는 아예 만들지 마세요. 대신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는지 ‘스토리’(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 24일 열린 삼성화재의 경영전략회의. 홍원학 삼성화재 신임 사장(사진·57)의 발언에 임직원이 귀를 쫑긋 세웠다. 온·오프라인으로 400여 명에 달하는 간부(부서장 이상)들이 참석했다. “숫자를 내려놓으라”는 신임 수장의 취임 일성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홍 사장은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삼성전자 (KS:005930) 상무, 삼성생명 전무 등을 거쳐 직전까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를 이끌어 왔다. 삼성화재가 삼성그룹 금융 계열을 대표하는 회사 중 하나인 데다 손보업계 1위 업체인 만큼 그의 새 경영 비전에 관심이 쏠렸다는 게 업계 얘기다.
홍 사장은 임직원에게 실적 목표 대신 ‘넥스트 레벨’로 발돋움하자는 포부와 함께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 △임직원 △프로세스(일하는 방식) △미래 가치(비즈니스) 등 네 가지를 꼽았다. 홍 사장은 회의에서 “미래는 사람과 기술이 공존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 회사에는 고객과 임직원이 ‘사람’이고, 프로세스와 미래 가치는 ‘기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고객이라면 과연 삼성화재의 고객으로 남을 것인지’를 돌이켜보고, 고객 관점에서 상품 및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며 “좋은 상품과 서비스는 결국 임직원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건강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업무 방식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직원에게 “신속하게 결정하고, 명확하게 피드백하는 합리적인 내부 의사결정 체계가 자리 잡아야 한다”며 “비즈니스에서도 회사 중심의 효율보다 고객과 사회에 함께 기여하는 ‘선(善)한 효율’을 추구해 달라”고 강조했다. 회의 및 보고 자료에도 해당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와 시장에 주는 영향 등 ‘스토리’를 최대한 담으라는 게 그의 주문이다.
홍 사장은 ‘책임 경영’을 위한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이날 홍 사장이 보통주 1500주를 주당 21만6500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총 3억2500만원 규모다.
그는 지난 2월에도 1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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