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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중국의 '위안화 굴기'와 한은 총재와 원화

입력: 2020- 10- 15- 오전 10:09
수정: 2020- 10- 15- 오전 10:12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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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10월1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3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글로벌 달러의 방향은 어떻게 변할까?

시장 참가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달러 강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달러 약세로 보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 모두 대규모 재정 부양에 적극적일 테니 달러 약세 추세가 크게 바뀌는 건 아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결국 미-중 관계인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과 중국의 대치 전선이 더 극명해지며 달러 강세를 추동하겠지만, 다자주의 외교를 신봉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과의 관계가 일정 부분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이같은 전망의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이나 공화당 정권이나 새로운 패권 국가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데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무차별 무역전쟁을 펼치며 전선을 확장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동맹과의 일사불란한 공조를 통해 중국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면서도 노골적인 견제에 대항할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국의 힘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달러 결제 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글로벌 상품과 서비스의 결제통화로 사용됨에 따라 미국은 언제든 입맛에 맞지 않는 나라와 기업을 '불량국가'로 지정해 심판할 수 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는 마치 중세시대 로마 교황청의 '파문권'과 같은 권위를 가진다.

당장 미국의 달러에 비하면 위안화의 입지는 미미할 정도다. 2020년 1분기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 데 반해 위안화는 2%에 채 미치지 않는다.

다가올 미국과의 한판 대결을 감안할 때 중국이 현 상황에 안주해선 답이 보이지 않는 이유다.

▲WGBI 편입·금융시장 개방·디지털 위안 추진의 배경

최근 일련의 뉴스들은 중국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분명한 방향을 잡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4일 중국 국채가 FTSE 러셀의 세계국채지수(WGBI)에 포함된 것은 중요한 진전이다. 중국 정부는 지수 운영사인 FTSE 러셀과의 협상 과정에서 시장 마감 시간을 저녁 늦게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간과 쓸개까지 빼줄 기세였다고 한다.

중국 국채의 WGBI 편입이 위안화에 미칠 영향은 분명했다. 지난 2010년 원화 채권의 WGBI 편입을 추진하던 기획재정부가 결국 협상테이블에서 빠져나온 것도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 때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중국 국채의 WGBI 편입을 추진한 건 투자자들에게 인정받는 채권시장을 구축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달러 패권의 기반도 결국 미국 국채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중국 채권시장은 16조달러 규모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지만 많은 투자자에게 '복불복 시장'으로 인식된다. WGBI 지수 편입을 통해 중국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는 게 중국 정부의 큰 그림일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자본시장 규제의 턱을 낮추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계 은행의 중국 금융시장 진출의 문을 오히려 활짝 열었다. 오는 11월부터는 외국인의 투자 절차를 간소화하고 선물과 옵션 등 파생 투자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금융시장의 선진화는 글로벌 무대에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시도와 맥이 닿아 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위안화 자체만으로는 달러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팽배하다.

중국 정부가 어느 나라보다 의욕적으로 위안화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이유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위안화는 달러 패권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들에는 매력적인 피난처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면 디지털 위안화 역시 더 빠르게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달러 패권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달러의 디지털화에 소극적인 미국과의 격차를 벌릴 기회이기도 하다.

▲위안화의 도약과 한은 총재 발언, 원화 방향성 가늠자 될까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혼란을 극복하는 데 중국의 통제 시스템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드러나면서 위안화는 한 발 빠른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

물론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다는 판단에 지난 주말 중국인민은행이 은행권의 외환 선물환 거래에 부과하던 20% 준비금 적립 의무를 폐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가올 미-중 패권 전쟁과 중국의 전략적 선택은 중‧장기적인 위안화 강세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이 총재는 "7월 이후 미 달러화 지수가 급락하고, 위안화가 크게 절상되는 가운데서도 달러/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해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코로나19 상황 진정으로 9월 중순 이후부터 원화 강세가 빨라진 것은 그간의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총재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처럼 크지 않다고도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에는 결국 위안화와 연계해 움직이는 원화의 강세는 일정 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달러/원 환율 1150원이 깨지며 기술적으로는 1100원대 초반까지 열린 상황인 만큼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현 정권이 그동안 보여왔던 환율정책 스탠스와 중국의 위안화 굴기 흐름이 크로스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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