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및 고물가 언급량 추이. 사진=KPR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고물가 흐름 속 저가격, 소포장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하나의 새로운 소비 문화 형태로 자리 잡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7일 KPR의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의 빅데이터 623만건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고물가’ 관련 키워드 언급량은 86만2136건으로 지난 1월(44만8124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해당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월 113.17에서 11월 114.4로 상승폭이 비교적 완만했다.
연구소 측은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의 지출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구소의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소포장, 저가격 제품을 선호했으며 대형마트의 푸드코트, 균일가 매장 등에서 가성비 중심의 외식 소비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6개월간 소포장, 소용량 관련 키워드 언급량은 59% 이상 상승했다. 특히 ‘가격·간편·가성비·혼자·할인’ 등이 주요 키워드로 언급됐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요시여기며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대해 국내 1인 가구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가구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했다.
또한 1인가구의 55.6%의 연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으며 월평균 소비지출은 163만원으로 전체 가구(279만2000원) 대비 58.4%로 절반 정도에 머물러 지출 규모가 타 가구대비 적었다.
특히 해당 소비 트렌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업태별 매출 변동으로도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4%, -2.6%를 기록했으나 편의점과 SSM(준대규모점포)은 각각 3.7%, 7.1% 증가해 생필품 소량 구매 경향이 나타났다.
김은용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고착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대신 필요한 만큼만 경제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현명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성비 중심의 짠물 소비 트렌드는 중고거래 시장 규모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약 35조원으로 지난 2008년(약 4조원) 대비 8배 이상 늘었으며 내년에는 43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당근마켓의 중고 거래 건수는 지난 2021년 5100만건에서 지난해 6400만건까지 증가했으며, 거래 금액 역시 같은 기간 2조9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지난 9월까지 4900만건 이상 거래됐으며 연말 6조원 규모를 넘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