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예금금리와 수신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내려가는 한편 대출금리는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오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다. 현재 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고정금리는 1.90∼2.90% 수준이다. 금리는 계약기간(1개월∼3년)과 이자 지급방식(만기·월 이자)에 따라 조정된다.
단위기간 금리 연동형 상품 금리도 최대 0.15%포인트 내려간다. 연동(회전) 단위 기간별로 1.85∼2.40%인 금리 범위가 1.85∼2.25%로 조정된다. 회전형 장기정기예금 금리는 2.55%에서 2.35%로 0.20%포인트 바뀐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일 계약기간 3~5년 수신 상품의 기본 금리(가산금리 등 제외)를 최대 0.20%포인트 낮췄다. 신한S드림정기예금과 쏠편한정기예금같은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05∼0.20%포인트 인하해 2.95%로 조정됐다.
신한연금저축왕적금·신한S드림적금 등 적립식예금도 0.10∼0.20%포인트 인하했다. 신한ISA정기예금은 오는 16일 0.05%포인트 내린 2.95%로 하향 조정한다.
내려가는 예금금리와 달리 대출금리는 상승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030∼5.204% 수준이다.
지난달 19일(연 2.840∼5.294%) 대비 하단은 0.190%포인트 올랐다. 지난 6월 신한은행 주담대 상품은 5년 고정금리 하단이 2.980%를 기록했으나 3%대로 올라서면서 2% 주담대가 사라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 햇살론15, 안전망 대출Ⅱ,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514%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달 잔액 기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이 2.42%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어 농협은행 2.29%포인트, 신한은행 2.20%포인트, 우리은행 2.19%포인트, 하나은행 1.96%포인트가 뒤를 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국내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잡히고 있지 않아 예대금리차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은행이 예대금리차로 큰 이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와 금리 책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