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소매판매가 2009년 1분기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여전히 부진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모양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102.0(2020=100)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3개월 만에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승용차(-13.2%)를 비롯한 내구재(-5.1%)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준내구재(-4.3%), 비내구재(-1.2%)도 일제히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대비 9.1% 늘어나며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지만, 내수는 여전히 긴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소비와 함께 내수를 구성하는 투자 역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설비투자 지수(계절조정)는 전분기 대비 0.1% 상승했다.
2분기 건설기성도 1분기 대비 6.2% 감소했다. 주택(-7.5%) 부문의 공사실적 감소 폭이 컸고, 토목(-2.2%) 부문도 공사실적이 줄었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보다는 2.4% 감소했다. 토목(6.0%)의 경우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아졌지만, 건축(-4.9%) 부문이 부진했다.
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2024.5.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금리의 장기화가 꼽힌다. 고금리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내수가 좋아질 요인은 드물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를 시작하더라도, 내수 반영에는 최소 반년은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반등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월 단위로 보면 지난 6월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1.0%, 설비투자는 4.3%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삼성전자 (KS:005930) 평택공장의 반도체 설비 도입 영향을 받았다.
또 6월 건설수주가 전월 대비 44.4% 늘어나는 등 올해 들어 개선세를 보인다. 건설수주가 늘어나면 향후 공사가 늘어나는 만큼 시차를 두고 건설기성에 반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 선행지표가 좋지 않았던 만큼, 3분기에는 (건설투자가)좋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4분기에는 3기 신도시 마감공사, 세종-포천 고속도로 마무리 공사 등 긍정적인 공사 물량이 있어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내수 지표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 내수 전망에 대해 "수출의 낙수효과도 당연히 기대할 수 있지만 시차가 필요하다"며 "심리지표도 개선되는 상황이며, 지표가 계속 꺼지기보다는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니, 하반기로 갈수록 조금 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