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이 있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16일 현지 공영방송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2조엔(약 17조원) 규모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민간 금융중개 회사는 일본은행이 발표한 통계를 근거로 한 분석이다.
아울러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지난 11일에도 3조엔(약 26조2000억원)이 넘는 시장 개입이 있었다는 의견도 등장하면서, 지난주에만 총 5조엔(약 43조7000억원) 규모의 시장 개입이 있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 관계자의 언급도 시장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은 과도하게 변동성이 큰 통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율의 전개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본뒤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은행이 16일 발표한 경상수지 통계를 근거로 최근 38년만에 최저치로 침체된 엔화 가치 회복을 위해 시장 개입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일본 정부가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개입할 경우 일본은행에 예치된 엔화가 국고로 옮겨져 경상수지가 줄어든다”며 “최근 일본은행이 16일 발표한 경상수지 전망치를 살펴보면 일본 정부의 개입을 가정하지 않은 시장 추정치와 약 2조 엔의 차이가 확인된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과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되며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값은 874.09원으로, 지난 6월 25일 이후 20일 만에 870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는 “11일부터 이틀 연속 일본은행(BOJ)이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