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 사진 출처 = 인천항만공사
정부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p) 높은 2.6%로 높였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국내외 싱크탱크가 제시한 전망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생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성장 전망치를 상향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기획재정부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존 2.2%에서 2.6%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와 같다. 한국은행(2.5%)과 국제통화기금(IMF, 2.3%)의 전망치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또한 내년 성장률도 잠재 수준을 웃도는 2.2%로 전망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 상향에는 예상보다 양호한 수출 회복세와 1분기 성장률(1.3%) 호조를 반영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분기별 수출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을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1분기(-12.8%) ▲2023년 2분기(-12.0%) ▲2023년 3분기(-9.7%) ▲2023년 4분기(5.7%) ▲2024년 1분기(8.1%) ▲2024년 2분기(10.0%) 등으로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 대비 9.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보다 0.5%p 오른 전망치다. 세계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전 등에 힘입어 수출이 하반기에도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반면 수입 전망치는 기존 4.0%에서 2.0%로 낮췄다.
기재부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세,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전 등으로 하반기에도 수출 개선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기저영향이 있겠지만, 글로벌 고물가·고금리 영향 완화, 세계교역 개선, 반도체경기 호조 지속 등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과 달리 내수는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게 정부 관측이다. 정부는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을 고(高)금리 여파로 소비심리가 악화됐던 지난해와 같은 수준(1.8% 증가)으로 제시했다. 가계 이자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물가 둔화와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가계 실질소득 증가로 소비 제약 요인이 완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건설투자 전망치도 기존 -1.2%를 유지했다. 이로써 건설투자는 2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전망치는 기존 3.0%에서 2.0%로 하향 조정됐다.
기재부는 "수출 증가에 따른 투자 수요로 설비 투자는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신규공사 위축과 부동산 PF 리스크 등으로 건설 투자는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는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연간 기준으로 2.6%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종전 전망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농산물·석유류 등 공급 측 상방 요인이 완화하면서 월간 물가 상승률은 2%대 초중반까지 둔화할 것으로 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다만, 물가 전망에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 기상 여건 등 높은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3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률은 62.8%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와 고용률 전망치 모두 종전 전망과 같은 수준이다.
경상수지는 63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전망치(500억달러)와 비교하면 100억달러 이상 흑자 규모가 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회복 등으로 상품수지는 흑자 폭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해외여행 증가와 작년 일시적 배당 유입 확대 효과 소멸 등으로 서비스·소득수지는 적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