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가 오는 9월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요 투자은행(IB)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보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부담스러운 한국은행은 오는 7월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주요 IB 10곳의 연준 금리 인하 개시 전망은 △9월 6곳 △12월 3곳 △11월 1곳 등으로 조사됐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예상이 과반인 60%에 달했다.
지난달 FOMC 직후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주요 IB 10곳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7월 5곳 △9월 2곳 △12월 2곳 등으로 나타났다.
한 달 새 인하 기대 시점이 뒤로 확연히 밀린 셈이다.
이달 FOMC는 새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3회(지난 3월)에서 1회로 축소했다. 동시에 미국 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예상치를 밑돌며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기대가 진전돼 인하 기대 지연을 다소 완화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게 낮아졌거나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며 "여전히 지속 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7월 11일 하반기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준보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연준의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크고 환율도 1370~1380원대로 과거 평균 수준(2010~2019년 1123.1원)을 웃돌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현 2%포인트(p)를 넘어서는 데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내 물가 지표가 디스인플레를 향해 나아가면서 연준의 9월 인하 분위기가 점차 짙어진다는 전제 아래, 한은의 선제적인 인하가 가능한 가장 이른 시점은 8월로 평가된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하반기 금리를 내려준다는 확신만 심어주고 환율 변동성이 튀지 않고 안정된 상태에서 민간소비, 투자 부문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차원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시장에서 얘기하는 10월이 아닌 8월 인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연준이 11월 쪽으로 인하 분위기가 더욱 지연될 경우 환율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물론 환율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는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우 연구원은 "한은이 연준의 결정을 보고 따라서 인하하겠다고 한다면 만일 연준이 11월 금리를 내릴 경우 (12월 금통위를 열지 않는) 한은은 자칫 연내 금리를 내리지 못할 수 있다"며 "환율만 1300원 초반으로만 빠져주면 (선제 인하에 따른 외자 유출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