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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너도 그렇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입력: 2024- 06- 13- 오전 12:11
© Reuters.  애플 “너도 그렇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AA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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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NASDAQ:AAPL) CEO가 WWDC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애플 WWDC24

애플에 대한 평가가 하루 만에 180도 뒤집혔다.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애플이 발표한 각종 AI 기능들 중 상당수가 이미 경쟁사들이 공개한 기능들임에 따라 발표 당일 대중은 실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직관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애플의 AI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월가는 아이폰 수요를 낙관했다.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현지시간 11일 7.26% 급등하면서 역사상 신고가를 갱신했다. 전날 1.91%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자사의 AI 기능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애플의 AI는 이미지 생성 및 편집, 회의록 녹음 및 텍스트 전환, 텍스트 요약, 더욱 똑똑해진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 등 다양했으나, 이들 중 대부분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가 사전에 선보인 기능들이다. 

새로울 것 없는 애플의 인공지능에 투자자들은 실망했고,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주가가 무려 7%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업계는 애플 특유의 사용자 경험 혁신 때문으로 분석한다. 

사용자 경험에 중점

켈시 피터슨(Kelsey Peterson) 애플 러신머닝 및 AI 디렉터가 AI가 접목된 시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애플 WWDC24

애플은 자사 AI기능을 ‘애플 인텔리전스’라고 칭하며 WWDC 2024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기에 앞서 “애플은 늘 모두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강력한 개인용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각 사용자가 저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최대한 손쉽고 간편하게 해낼 수 있게 말이다”라며 애플 인텔리전스의 포문을 열렀다. 이는 애플이 단순히 기술 개발이 아닌 기술을 사용자 경험에 ‘어떻게 접목하는지’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플의 기술은 새로울 것이 없으나, 실제로 AI가 어떻게 사용자 일상에 스며들어 이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WWDC에서 소개된 예시는 ‘엄마하고의 약속’이다. 켈시 피터슨(Kelsey Peterson) 애플 러신머닝 및 AI 디렉터가 시리에게 “엄마가 탄 비행기가 언제 도착하지?”라는 질문을 하자 시리가 곧장 답변을 해준다. 이는 시리가 사용자와 엄마가 메일로 나눈 대화 내용을 알아서 파악한 뒤, 엄마가 탄 비행기에 해당하는 도착시간을 인터넷으로 찾아 알려주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시리가 디바이스 내에 저장된 각 개인의 사진, 갤린더, 파일, 메시지, 이메일 등 모든 사용자 정보와 인터넷 상 실시간 정보를 파악해 현실에 존재하는 비서처럼 개인에 최적화된 답변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애플은 앱과 앱 사이의 연결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켈시 피터슨 디렉터가 엄마의 도착 시간을 안 후 “공항까지 얼마나 걸려?”라고 묻자, 시리가 자동으로 지도앱으로 이동시켜 공항까지의 도착 시간을 알려준다. 

또한 텍스트를 정리하고 요약하는 생성형 AI 기능은 메일, 메모, 사파리(인터넷 브라우저), 키노트는 물론 여러 서드파티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폰·아이패드·맥 모두에서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 

우리의 행동이 하나의 ‘점’이 아니라 ‘선’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애플의 기능들이 얼마나 사용자 경험 혁신적인지를 알 수 있다. 

갤럭시 S24와 코파일럿 플러스 PC 등 현재까지 나온 온디바이스 AI 기기들의 AI 기능은 각 기기 또는 각 앱 별로 나누어져 있어 사용자의 요구 사항에 맞게 AI가 부드럽게 응답할 수가 없다. 가령 갤럭시 S24의 AI 기능은 갤럭시 북4 엣지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갤럭시 북4 엣지에서 지원되는 코크리에이터 기능은 갤럭시 S24에서 사용할 수가 없다. 더구나 코크리에이터 기능은 그림판에 들어가야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자체적으로 AI 모델·칩 개발

크래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SVP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애플 WWDC24

더욱 놀라운 점은 애플이 이러한 AI 기능의 많은 부분을 자체 개발한 AI 모델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에 어떤 모델이 사용했는지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챗GPT를 이용하게 될 경우 애플의 디바이스가 이용자에게 먼저 허락을 구한다는 점에서 AI 기능의 상당부분이 자체 모델로 구동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애플은 작년 한 해 동안 32개의 AI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빅테크 업체 중 가장 많은 AI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작년 하반기부터는 논문을 통해 AJAX, MM1, Ferret, ReALM, MGIE 등 AI모델을 연달아 공개했다. 이중 ReALM 모델은 디바이스 화면상 나와 있는 사용자의 각종 정보(사진, 주소, 번호, 앱 등)를 인식해 명령을 보다 잘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자체 개발한 칩으로 AI 서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크래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SVP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대규모 서버 기반) 모델들은 애플 실리콘으로 구축된 전용 서버에서 구동된다”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ACDC’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AI 데이터센터 서버용 자체 칩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애플 인텔리전스가 글로벌 배포되는 내년까지 자체칩 개발 완료 후 실제 가동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이미 한 번 아이폰에 쓰이는 A시리즈와 아이패드·맥북에 사용되는 M시리즈를 자체 설계함으로써 성공한 전례가 있어 AI칩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AI 모델에 이어 AI칩도 자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애플은 AI 후발주자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어던지게 된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AI 기능이 “가장 차별화한 소비자 디지털 에이전트로서 애플을 강력하게 자리매김하게 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새로 구매하게 만들어 기기 교체 주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AI로 넘어가는 내 정보는 어떻게?

다만 보안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우선전적으로 온디바이스 AI를 추구하지만, 온디바이스 AI로 실현 불가능한 사항은 서버로 이동해 처리할 방침이다. 문제는 애플이 지극히 개인화된 AI 기능을 위해 이미지, 이메일, 메시지, 파일 등 디바이스 내 저장된 개인 정보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 정보가 외부 서버에 노출된다는 위협이 있다. 

이에 애플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e)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애플에 따르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터로 이동한 개인 정보는 결코 저장되지 않으며 애플 또한 접근이 절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애플의 이러한 해결책에도 불구하고 개인 정보 유츌 이슈는 당분간 애플의 뒤를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정보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터로 이송된다고 해도 개인 정보의 외부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아니며, 챗GPT 이용시 개인 정보가 오픈AI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개인 정보 보안을 우선순위에 둔 애플 입장에선 뼈아픈 질책일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NASDAQ:TSLA) CEO는 자신의 회사에서 아이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머스크 CEO는 “애플과 오픈AI의 파트너십은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다. 애플은 자체 AI를 만들 만큼 똑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오픈AI가 사용자의 보안과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하나”라며 “애플과 오픈AI는 사용자의 정보를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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