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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 - WSJ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90년대 전 세계로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수출, 세계 경제에 좋은 충격을 주었던 중국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쇼크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번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0년대 중국발 쇼크는 좋은 현상이었다.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값싼 제품을 전 세계에 쏟아냄에 따라 미국은 저 인플레이션 속에 초장기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가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중국발 저가 쇼크가 다시 한번 몰려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계 경제에 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로 국내 소비가 침체돼 있다. 중국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출 증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을 몰고 올 수 있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면서 국내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미국 내에 수많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밀어내기 수출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자체 생산을 늘리고 있어 앞으로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모토로 반도체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국내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는 과잉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 문제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년대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31%, 전체 상품 수출의 14%를 차지했다. 90년대만 해도 중국의 제조업 점유율은 10% 미만이었고, 수출도 5% 미만이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중국발 디플레이션은 전 세계에 광범위한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전기차 등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중국산 제품의 범람을 방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과 유럽 이외의 다른 지역에 중국 상품 수출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이 선진국을 넘어 후진국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은 90년대보다 더 광범위한 영향을 세계 경제에 미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