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14일 (로이터) -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선 레이스에서 승리한 뒤 뮤추얼 펀드 매니저들은 배당주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부터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과 산업, 소재 관련주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모든 측면에서 가라앉은 수준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9일(현지시간) 수락연설에서 인프라 투자와 다른 재정 부양안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뒤 10일 미국의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10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상대적으로 채권, 특히 장기물 국채의 가치를 낮춘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프라 투자 확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재정적자를 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낮은 수준을 보일때 대체 수단으로 배당주를 선호해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승리 이후 주요 방어주는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대선 이후 S&P500 유틸리티업종지수 .SPLRCU 는 6.1%, 부동산업종지수 .SPLRCR 는 3.8% 각각 하락했다.
BMO자산운용의 증시 책임자인 어네스토 라모스는 "대선에 가까워지면서 경기순환주가 지나치게 저렴해졌다. 이제 우리는 인플레이션에 기반한 거래 추세가 도래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라모스의 펀드는 최근 웰스파고 WFC.N 나 링컨내셔널 LNC.N 등 금융주에 대한 포지션을 확대해왔다. 라모스는 이들 금융주가 고금리 환경에서 마진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헤네시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데이비드 엘리슨도 트럼프 내각은 그간 은행들의 수익성을 옥죄어온 대출 강화 규정에 크게 집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최근 지역 은행들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규제 완화도 은행 대출을 용이하게 만들며 은행들의 대출 비중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 은행업종지수 .SPXBK 는 지난 2거래일간 거의 10% 급등했다. 전일 종가는 지난해 7월22일 이후 최고치다.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수입재에 대한 비용을 증가시키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낳을 수 있다. 반면 US스틸 X.N 이나 커머셜메탈 CMC.N 등 미 원자재 생산 기업들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호지스캐피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에릭 마셜은 "해외 기업들과 맞설 수 있는 국내 기업들이라면 모두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스몰캡 인프라·방산 기업들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펀드 매니저들도 있다. 또 일부는 규제가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트럼프의 여러차례 지적 이후 기업 인수·합병(M&A)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