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8회 연속 동결하면서도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는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을 결정한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빠르면 9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향후 회의에 대해 결정한 바가 없으며 9월 회의도 포함된다"면서도 미국 경제에 금리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문제는 데이터의 총체성, 변하는 전망, 리스크의 균형이 신뢰도 상승과 견고한 노동시장 유지에 부합하는지"라며 "이러한 시험을 통과한다면 빠르면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 50bp(1bp=0.01%p)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연준이 금리인하 사이클을 9월 50bp 인하로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이러한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파월의 신체 언어지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파월이 50bp 인하를 언급할 때 고개를 흔드는 모습은 말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거의 100%로 베팅해 왔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에 이어 11월과 12월 회의에서 두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 일정의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거의 1년 동안 금리는 23년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FOMC는 금리 인하가 조만간 시작될 가능성을 미세하게 시사했다.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이 "위원회의 목표 2%를 향해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며 9월 금리인하의 발판이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소 상승했다(somewhat elevated)"고 표현했는데, "상승했다(elevated)"는 이전 표현에 비해 하향 조정된 것이다. 연준이 2% 인플레 목표를 위해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6월 2.5% 상승했는데 2022년 7%에서 계속해서 둔화했다.
또한 성명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기존의 문구를 삭제하고 "물가 안정과 함께 완전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의 양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연준은 지난 1년 동안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둔화와 관련된 실업률의 급격한 상승을 피하는 데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FOMC 금리 동결 소식을 전하며 "금리인하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위한 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금리가 동결됐지만 인하에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이르 샤리프 사장은 로이터에 "이번 조치는 9월 금리 인하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호재가 나오면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보다 의미 있는 신호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