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4년 뒤 3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사업 체계를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를 2023년까지 두 배 이상 끌어올려 1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신한금융은 오는 6월부터 ‘퇴직연금 사업부문제’라는 이름의 퇴직연금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자회사별로 흩어져 있던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각 자회사의 퇴직연금 관련 역량을 한데 모으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신한금융 측은 내다봤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강조하는 ‘원(one) 신한’ 전략의 일환이다. 퇴직연금 수익률 등 상품 경쟁력부터 높이기로 했다. 그룹투자은행(GIB) 사업부문과 신한BNPP자산운용,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등이 협력해 부동산,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펀드 등 퇴직연금 상품을 새로 발굴할 계획이다. 퇴직연금 수수료에 대해선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룹 통합 비대면 플랫폼인 ‘신한플러스’에 퇴직연금 전용 플랫폼 ‘스마트 연금마당’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한금융은 2023년엔 퇴직연금 시장이 31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2017년(168조4000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쥐꼬리 수익률’이라 불릴 정도로 고객 수익률이나 사후관리 등이 고객 눈높이에 못 미쳤다”며 “시장이 더 커지기 전에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1조8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11.6%다. 24조6000억원을 굴리는 삼성생명에 이은 2위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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