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3월09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지난 1980년 벨기에 맥주회사 스텔라 아르투아는 새로운 방법으로 회사의 프리미엄 맥주를 광고했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비싼만큼 가치가 있다'는 광고 카피로 성공을 거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좀 더 폭넓은 지지층을 모으고 싶다면 EU측 브렉시트 협상단의 합의금 요구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브렉시트를 비슷한 방법으로 광고할 필요가 있다.
미셸 바르니에 EU집행위 대변인이 주장한 브렉시트 이혼 합의금 600억유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영국이 브렉시트를 위해 EU에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발상은 정치적으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바르니에의 수치는 EU의 연금부채 가운데 영국의 몫인 12%, 아직 납부하지 않은 재정지원금, 영국이 2020년 이전에 EU 탈퇴 후 돌려받게 될 지원금 등을 합쳐서 나온 금액이다.
3월 4일 발표된 하원 보고서는 영국이 EU와의 협상에 실패해도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EU와 결별해도 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법은 문제를 해결을 위한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브렉시트로 인해 자동차회사, 제약회사 등 영국 수출업체들이 누리던 특혜를 모두 박탈 당하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영국이 EU에 대한 재정지원금 의무에서 벗어나면 얼마를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접근하면 600억유로가 크지 않아 보인다. 리베이트를 감안하고 나중에 돌려받을 지원금을 제외하면 영국은 EU에 연간 71억파운드를 낸다.
여기에 영국의 사회적 할인율(공공 부문에 투자할 때 바람직하고 안전한 투자를 위해 요구되는 최소 수익률)인 3.5%을 적용하면 영국이 EU에 납부하게 될 재정지원금이 현재 가치로는 2000억파운드를 넘어선다. 2000억파운드를 안 내기 위해 600억유로를 내는 것이 크게 나쁘지 않게 들린다.
이 같은 분석은 영국이 EU를 떠났을 때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 없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추가 비용이 들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브렉시트 지지론자들이 정말로 추가 비용이 없다고 믿는다면, 더 큰 이익을 위해 600억유로는 포기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조지 헤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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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