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제주용암수' 로고 (상) / 카카오 복숭아 워터 (하)
식음료 시장이 침체기에 빠졌지만, 생수 시장은 나홀로 성장세다. 매년 증가하는 '1인 가구'에다 붉은 수돗물 이슈까지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1조3600억원에 달했다. 2014년 약 604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이상 커졌다.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되면 2023년엔 규모가 2조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가 1위(40%)다. 롯데칠성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 해태 '평창수' 등이 나머지 시장을 나눠 먹고 있다.
◆ LG생활건강·오리온·카카오 등 신(新)사업 진출 러시
이렇게 시장이 계속 커지자 대기업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르면 내년 '울릉샘물' 브랜드를 출시한다. 울릉군이 먼저 추산용천수를 지역 대표 생수 브랜드로 키우려고 개발 허가를 취득한 뒤 지난해 LG생활건강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했다.
LG생활건강은 9월 이후 공장 착공에 들어가서 자본조달, 사업계획 수립과 시행, 먹는 물 개발에서 제조·판매 등 사업 전반을 맡기로 했다. LG생활건강은 이미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도매) 중으로, 생수 유통에 대한 경험이 많다.
이 회사의 생수 사업 진출은 집중된 화장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울릉샘물을 제 2의 국민 브랜드로 키우는 동시에 매년 10%씩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중국으로까지 건너간다는 계획이다.
제과업체인 오리온도 신(新)사업으로 생수를 찜했다. 한정된 품목 다변화를 위해서다. 오리온은 다음 달 제주도 구좌읍 용암해수단지에 제주용암수 생산공장과 물류센터를 완공(약 9000평)하고 10월부터 매대에 제품을 올릴 예정이다.
오리온은 이번 사업을 위해 3년 전 제주용암수의 지분 57%를 인수하고 작년에 추가로 30%를 사들였다.
막바지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있는 오리온은 '프리미엄 전략'을 꺼내들었다. 제주용암수는 일반 생수보다 비싸게 팔릴 예정인데 미네랄이 더 풍부하고 공정 과정도 복잡하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강조할 예정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제주용암수는 해수의 염분을 걸러내 제거한 뒤 이 과정에서 빠져나간 미네랄을 다시 보충하는 방법으로 제조된다.
모바일 서비스 기업인 카카오의 경우 인기 캐릭터를 내세워 생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프렌즈 어피치'가 그려진 '복숭아 워터'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카카오프렌즈의 식제품으로는 스낵·케이크에 이은 세 번째로, 물처럼 투명한 색을 지니면서 달콤한 복숭아 향이 느껴지는 것이 이 회사 생수의 특징이다.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절제된 색감이 적용됐으며 용량은 410㎖ 페트(PET) 단일 형태로 제작됐다.
동아오츠카도 기존 브랜드인 '마신다'와 함께 가야산샘물 '가야산 천년수'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가야산샘물을 인수했다. 2017년 10월30일 열린 울릉 추산 용천수 먹는샘물 개발사업 울릉군-lg생활건강 업무 협약 체결식 [사진=울릉군청]
◆ 제주삼다수, 서비스 강화로 '맞불'
상황이 이렇자 제주삼다수 역시 서비스 강화로 맞불을 놨다.
제주삼다수는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주문받고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모바일 주문 시 제품 배송 주기와 요일을 선택해 원하는 날짜에 맞춰 삼다수를 배송해주는 정기 배송 서비스다.
롯데칠성의 경우 소비자층을 좀 더 구체화시켰다. 어린이 스스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소용량(아이시스 200mL) 제품을 만들었다. 나아가 친근감을 더하기 위해 글로벌 인기 캐릭터인 '핑크퐁' 이미지도 부착했다.
농심 백산수도 1인 가구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1리터(ℓ) 제품을 출시, 소용량 생수시장에서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아파트 배수관 노후화 영향으로 붉은 수돗물 이슈가 터지면서 인천 지역에서는 생수 판매가 전에 없이 급증하기도 했다"며 "수돗물 안전에 대한 의심, 웰빙 트렌드 확산, 1인 가족과 소규모 가구 증가에 따라 생수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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