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법이 17일 발효되면서 향후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 등을 명분으로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을 인가한 만큼 향후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높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 10%대 초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에 중장기적으로 인터넷은행이 일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중심으로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이날 공식 발효됐다.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4%(의결권 없을 경우 10%)에서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를 조건으로 인터넷은행의 살 길을 터준 것 아니겠느냐"며 "자본 확충과 함께 중금리 대출 등 신규 사업에 활기가 돌 전망인 만큼 인터넷은행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제3, 4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과정에서도 중금리대출 공급을 비롯한 포용적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은행법령상 인가 심사 기준을 기본적으로 적용하는 동시에 인터넷은행 도입취지 등을 고려한 조치다.
올해 인터넷은행도 정책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K)뱅크는 관련 준비가 한창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사잇돌대출을 포함해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5조1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케이(K)뱅크도 올해 6000억원 규모로 중금리대출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 께 사잇돌대출을 선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별도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 일반 신용대출 신청 과정에서 SGI서울보증을 통해 중·저신용자에게 진행하던 보증부 중금리대출을 사잇돌대출로 전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는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과 제2금융권 연계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경기 부진 우려와 국회에 계류 중인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 등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 기대가 다소 섣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 악화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황이 단기에 공격적으로 확장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도화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대출산정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의 국회 통과도 관심사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들이 아직 설립 초기인 만큼 신용정보보호법 등 규제적인 측면의 완화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중금리 대출 확대가) 금리 절벽 해소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부채 부실화 우려가 큰 만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금리대출에 나섰던 은행이 적자를 낸 사례에 비춰 핵심은 정확한 대출산정체계 구성"이라며 "설립 초기인 인터넷은행들은 본격적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앞서 외부에 충격에 견딜 체력을 갖추고 리스크를 관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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