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10월26일 (로이터) - 브라질 증시가 기록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환율은 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국채수익률 곡선이 스티프닝(단기물이 장기물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현상)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벌써부터 채권시장 참여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재의 개혁 아젠더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수의 투자자들은 기대한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꾸준히 정책 금리를 낮추면서 보베스파 증시는 이달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브라질 증시는 올 들어 거의 30% 뛰었다. 헤알화 환율도 수 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중도 우파의 미셸 테메르 대통령의 긴축 정책이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일단 크레딧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과 물가연동국채 흐름은 정치 리스크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 하다.
다만 채권 시장은 주식시장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주 브라질 국채의 2018년과 2023년물 수익률 스프레드(격차)는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벌어졌다. 비스타캐피털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에 대해 "선거 때문에 시장이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잇단 부패 스캔들과 높은 실업률은 브라질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부추긴다. 대선까지 아직 1년이나 남았고 어떤 후보도 확정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브라질 불확실성은 내년 남미 일대의 정치적 리스크를 배가한다. 내년에는 멕시코, 콜롬비아에서도 선거가 치러져 남미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최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 국채의 스티프닝은 정치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를 보여주는 첫 신호일 수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이후 금리를 600bp(1bp=0.01%p) 인하했고 25일 다시 75bp 낮췄다.
플래그 자산운용의 경우 결국 중앙은행이 2021년까지 금리를 최대 11%로 올려 장기물 국채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금리 전망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매주 실시하는 설문 전망치 중간값 8%를 크게 웃돈다.
게다가, 중앙은행이 최근 금리 인하폭을 낮출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기대했던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장기채 수익률이 테메르의 재정긴축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더 올랐다고 펀드 매니저들은 설명했다.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주가와 헤알화도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한편, 다른 매니저들은 정치 불확실성 둔화로 장기물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베팅한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