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임기 후반기 무리한 인사로 '내홍'을 겪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노동계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와 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폴리텍 바이오캠퍼스 교수 절반 가량을 다른 학과 및 타 캠퍼스로 전보 인사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 해당 캠퍼스 학생들로부터 시정요구를 받고 있다.
학생들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고용부 앞에서 '잘못된 인사를 철회하라'며 강하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안성=뉴스핌] 이석구 기자 = 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2020.01.16 lsg0025@newspim.com |
이에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교수권과 학습권 피해를 주장하며, 인사 원상 복귀과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중 교원 4명은 지난 2월 21일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교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이석행 이사장의 인사 조치가 합당한지 판단을 맡긴 것이다.
교원소청심사위는 3개월 가량 해당 문제를 심사한 뒤 '원상복귀 권고' 조치를 내리며 교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교원 인사를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쳤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생략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폴리텍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특히 학생들까지 나서 시위를 확대하자 법률적 자문을 통해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폴리텍 관계자는 "사전에 인사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했는데 일부 교수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고 학생들 역시 학생회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융합형 인재양성을 중요시하기에 타 학과나 학교로 이전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 일부가 이번 인사대상에 포함됐던 교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원래부터 교차수업이라는 게 있는데 타학과 교수들이 다른 과에 가서 수업도 진행하고 있어 여전히 희망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소청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폴리텍은 지난해 말부터 잦은 내홍과 외풍을 겪고 있다. 일부 캠퍼스 교수들의 성희롱 사건부터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한 반발까지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올초에는 입학 후 전공 관련 부족 학점을 이수한다는 조건으로 2016년부터 공학계열을 졸업하지 않은 기능대·전문대 졸업생의 입학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몇 개월간 감사원 감사를 받기도 했다.
폴리텍 관계자는 "올들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하루 빨리 모든 게 해결돼 정상화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제 학교 안팎에서는 이석행 이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그래도 임기 초반 운동권 출신 이사장이라는 타이틀로 잦은 비판을 받았는데 임기 막바지 들어 또 다시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고용부 관계자는 "이석행 이사장이 폴리텍 취임 후 학과 개편 등 줄곧 개혁을 주장해 왔기에 기존 기득권들과 부딪히는 일들이 많았을 것"이라면서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다음 스텝(자리)도 준비해야 하기에 스스로 내려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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