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28일 (로이터) 이경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사흘째 오르면서 지난 7월 초 이후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3.30원 높은 1144원에 개장한 뒤 장중 1150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1149.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150원선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7월11일 이후 처음이며 이날 종가 역시 같은날의 1151.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북한 리스크와 강세로 돌아선 미국 달러화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처분 움직임에 다방면에서 상승 압력을 받아 1140원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환율은 이날도 이같은 재료들에 영향을 받으며 추가 상승에 나섰다.
밤사이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세금 개혁 기대감이 메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가 동반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이 113엔대로 올라선 가운데 유로와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에 동참했다.
수급 쪽에서는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및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매수 물량이 환율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오늘도 네고 물량이 나오기는 했지만 역내외로 롱 심리가 워낙 강했고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송금 수요가 나오면서 공급 물량들을 잘 소화하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환율이 장중 1150원을 터치하면서 전일 대비 상승폭이 10원에 달하자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조성됐으며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의 움직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아침부터 외은들의 비드가 강했던 걸 보면 채권 매도 자금 혹은 관련 헤지 거래 등으로 비드가 나온 것 같다"면서 "당국은 오퍼 공백 사태를 우려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매도 개입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강보합권(+0.02%)에 장을 마쳤고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는 이어졌다. 다만 순매도 규모는 최근 이틀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 박스권 돌파하고 탄력붙는 상승세..당국의 브레이크가 관건
환율이 오랜 기간 머물렀던 박스권을 위로 돌파한 다음 날 큰 폭으로 올라 1150원선에 다가섰다.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워낙 대내외 여건이 상승 우호적인 데다 긴 연휴를 앞둔 불안 심리가 달러 매수세를 추가로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변수는 외환당국이다. 오늘도 일부 참가자들에 의해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이 추정된 가운데 긴 연휴를 앞두고 당국이 환율의 추가 급등을 가만두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일단 오늘은 당국에 의해서 1150원선에서 제동이 걸렸는데 내일도 현재 여건상으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국이 연휴를 앞두고 불안 심리 차단 차원에서 내일은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북한 리스크 등 주요 대외 이벤트들의 진행 경과와 외환,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 불안 발생 시 관계기관이 협력해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단호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가 1144 고가 1150 저가 1143 종가 1149.1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3억21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4억7500만 달러
▶ 29일자 매매기준율 : 1146.7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1367억원 순매도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