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선거 개입부터 주택 타깃광고, 딥페이크(가짜 영상)까지 논란이 되는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도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2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리브라협회가 규제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로 스테이블 코인 출시를 강행할 경우, 페이스북은 프로젝트 하차까지 불사하겠다고 발언했다.
리브라 발표 직후부터 프로젝트를 반대해온 맥신 워터스 위원장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위원장은 "리브라는 프라이버시, 국가 안보, 통화 정책,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의회 조사가 끝날 때까지 프로젝트 잠정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은 스스로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리브라는 달러의 지위에 도전한 것으로, 페이스북을 해체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질문까지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리브라 출시에 앞서 규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CEO는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 전에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리브라를 발행하지 않겠다"며,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금융범죄단속반(FinCEN) 등 여러 기관의 동의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프로젝트를 통제할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빌 후이젠가(Bill Huizenga, 공화당·미시간) 하원의원은 “미국 규제 기관 승인 없이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페이스북이 통제할 수 없는) 리브라협회가 출시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CEO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페이스북이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협회가 페이스북의 제안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며 “만약, 페이스북이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회가 계속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협회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마델린 딘(민주당·펜실베니아) 하원의원, 실비아 가르시아(민주당·텍사스) 의원 등은 “저커버그가 수차례, 진지하게 ‘독립된 협회’라고 말했다고 해서 협회가 실제로 독립돼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리브라협회의 정식 출범에 앞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이베이 등 7개 기업이 탈퇴한 이유를 묻는 앤 웨그너(공화당·미주리) 하원의원의 질문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규제 감독이 강화될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캐롤린 맬로니(Carolyn Maloney, 민주당·뉴욕) 하원의원은 익명성 월렛과 강력한 자금세탁방지 규정이 양립할 수 없다며, "리브라를 위한 익명성 월렛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나. 이것은 안보 문제”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다양한 암호화폐가 있다. 안전하고 확실하며, 규제되는 대안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기업으로서 규제되지 않거나 탈중앙화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금세탁·테러금융지원 방지를 위한 규제 수준을 따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칼리브라 이용자가 "강력한 신원확인절차(KYC)를 거쳐야 할 것"이며, "협회가 규제 기관과 협력해 자금세탁방지·테러금융지원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모든 협회를 대표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페이스북이 이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미국이 혁신을 추진하지 않으면 금융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보장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리브라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이러한 시도 자체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러 지위를 약화시킬 위험에 대해서는 “리브라 리저브(준비고)의 주요 자산이 달러"라며, 이를 통해 "미국 경제가 선도적인 위치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전 세계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10억 이상이고, 그중 1400만 명이 미국인이다. 금융 업계는 정체돼있고 필요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금 및 고(高) 유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리브라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하고 안전하며,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자금 이동 방식인 리브라가 전 세계에 유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CEO는 현재 리브라가 인증받은 회원사만 운용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허가형 블록체인을 지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비허가형 블록체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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