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날 가상자산법 관련 추가 검토에 따라 기존에 발표했던 예치금 이자율을 연 4.0%로 상향하기로 한 안내를 철회한다고 공지했다. 전날 고객 원화 예치금 이자율을 기존 연 2.2%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4.0%로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한 지 반나절 만이다.
19일 가상자산법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는 이용자의 원화 예치금을 은행에 보관·관리해야 하며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거래소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이 예치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면 거래소에 일부를 지급하고 거래소는 그 금액을 다시 고객에게 반환하는 식이다.
빗썸이 기존 발표를 철회한 것은 자체 지급하기로 한 이자율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이다. 빗썸이 제시한 연 4.0%의 이자율은 실명계좌 제휴 은행인 NH농협은행의 관리·운용 수익에서 발생하는 연 2.0% 이자와 빗썸이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연 2.0% 이자가 더해진 수치다. 가상자산법 시행령에는 사업자의 이용료 직접 지급 여부에 대한 관계 조항이 없어 이를 적극 해석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고시인 가상자산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이자는 운용수익과 발생 비용 등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산정하도록 돼있다”며 “실제 운용 수익보다 추가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자금 이용의 대가를 주는 것인지는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이 기존 자산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등을 우려해 내린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면서 예상치 못한 대규모 ‘머니 무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코빗은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높은 이자율인 2.5%를 발표한 뒤 19~21일 3일간 전월(6월 20일~22일) 대비 신규 가입자가 5배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제동으로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벌어졌던 이자율 경쟁도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와 빗썸은 가상자산법이 시행된 19일부터 이자율 상향 조정을 반복하며 인상 경쟁을 벌였다. 현재 주요 거래소 이자율은 △코빗 2.5% △빗썸 2.2% △업비트 2.1% △고팍스 1.3% △코인원 1.0%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