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범준 기자
위메이드 주가가 9일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장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 위메이드는 9.94% 내린 13만5000원에 마감했다. 주가 급락을 촉발한 것은 이날 장마감 직후(3시30분)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다.
위메이드는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5.9% 늘어난 352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53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깜짝실적’이지만 자체 암호화폐 위믹스 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어닝쇼크’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여파로 암호화폐 관련 게임주인 컴투스홀딩스(-4.04%), 네오위즈홀딩스(-3.01%) 등도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했다.
4분기 위믹스 유동화 매출은 225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2539억원)에서 이 금액을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위믹스 플랫폼 이익이 35억원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믹스 가격이 작년 4분기 수준이 나오지 않는다면 유동화 실적(2254억원)이 정점일 가능성이 높고, 계속해서 유동화가 진행된다면 위믹스 가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위믹스 가격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8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11월 고점(2만700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위메이드의 주가 급락은 게임사들이 암호화폐 기대감만으로 높은 주가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게임사들이 얼마나 동시접속자를 모을 수 있는지, 게임을 통해 매출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지를 투자자들이 보게 됐다는 것이다.
위메이드가 사업을 확장하려면 위믹스를 팔아치워 투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위믹스 시세가 높게 유지되지 않으면 사업 확장도 쉽지 않다. 위메이드는 올해 위믹스를 사용하는 게임을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8월 2만5000원대였던 위메이드 주가는 그해 11월 24만원대까지 10배 이상 상승했다. 자체 암호화폐 위믹스 가격이 급등했고, 위믹스 매도를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위메이드가 위믹스 5000만 개를 일정 기간 예고 없이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시간외에서 하한가에 거래됐지만 이튿날 주가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은 10일 거래가 어떻게 시작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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