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LG그룹이 이스라엘 보안 솔루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인 클라로티에 베팅했다. LG CNS가 공을 들이고 있는 보안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투자 주체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구광모 LG 회장이 주도해 세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로 그룹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퍼즐 조각’을 모으는 게 주된 임무다. ○보폭 넓히는 LG 벤처 투자2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마무리된 클라로티의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총 1억4000만달러 규모로 이뤄진 이번 투자엔 LG 외에도 베세머벤처파트너스, 40노스, 아이스퀘어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LG의 투자 규모는 1000만달러(약 11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클라로티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클라로티는 2015년 이스라엘에서 출발해 현재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클라우드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연결돼 있는 기업의 운영 시스템을 해킹 등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코카콜라, 화이자,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사이버 공격을 받는 일이 부쩍 늘었다”며 “보안 솔루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딥러닝 보안 솔루션 업체인 딥인스팅트에 투자하며 산업 보안 기술 확보에 나섰다. LG그룹은 계열사 LG CNS를 통해 산업 보안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딥인스팅트와 클라로티 모두 보안 분야에서 손꼽히는 유니콘급 기업”이라며 “향후 LG CNS와의 전략적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먹거리 발굴·시너지 ‘두 마리 토끼’ 잡기2018년 설립된 LG테크놀러지벤처스는 구 회장의 ‘별동대’처럼 움직이며 투자 건을 발굴 중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KS:051910),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4억2500만달러(약 5100억원)를 종잣돈 삼아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을 때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을 위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스타트업을 발굴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행보는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 벤처투자 업계의 평가다. 설립 이후 투자한 스타트업만 28개. 4건의 VC 투자까지 합하면 공개된 것만 32건에 달한다. 포트폴리오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배터리, 바이오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LG그룹의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 시에라벤처스, 피닉스벤처파트너스 등 현지 벤처캐피털(VC)이 조성한 펀드에 출자하기도 했다. 오랜 투자 경력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현지 운용사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돈이 되는 투자 건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지역과 분야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출범 첫해인 2018년 미국에 집중돼 있던 포트폴리오가 이스라엘, 캐나다 등으로 확장됐다. 투자 분야도 AI,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위주의 ‘편식’에서 벗어나 바이오와 메타버스(웨이브) 등 틈새시장까지 공략 중이다.
LG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도 새로운 먹거리가 될 아이템을 발굴하라는 게 구 회장의 특명”이라며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위상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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