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월7일 (로이터) -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오는 20일 중국 A주식을 신흥국(EM) 지수에 편입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내 증시는 올해도 선진 지수 편입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review list) 등재조차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7일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관찰대상국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며 "MSCI가 외환당국이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증시는 지난 2008년도 MSCI 선진 지수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원화 환전성과 외국인 ID 문제 등에서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선진 증시에 진입이 안된 것은 물론, 지난 2014년부터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우리 시장이 EM 지수에서 선진 지수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관찰대상국 지위부터 획득해야 하지만 올해도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2015년 임종룡 위원장 취임 후 선진 지수 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면서 홍콩 MSCI를 방문해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방안 등에 대한 우리 쪽 입장과 계획을 설명하고 지난해 1월에는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 계획도 발표했다.
MSCI는 이에 대해 지난해 2월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선진 지수 편입을 위해 원화 환전성과 시세 정보 사용권 관련 이슈가 해소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 관찰대상국 지위를 되찾지 못하자 금융위원회는 "한국 정부는 원화 국제화를 추진 중에 있으나 외환 안정성이 중요한 경제 특성상 단기간에 역외 외환거래를 허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7일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역외 원화 거래를 허용할 경우 득보다 실이 커 허용하지 않는 것이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선진 지수 편입을 위해 제도를 바꾼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을 뿐아니라 외환시장이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완전 개방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그러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선진지수 편입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의 이 관계자는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겠다. (상황 변화를) 기다려 볼 것"이라며 "(선진 지수 편입을)포기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EM 지수 편입에 몇 차례 실패했던 중국 A주는 올해 MSCI EM 지수 편입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은 MSCI가 투자자들에게 투자 편의성과 거래 유동성을 고려한 신규 편입안을 제시했다며 중국 A주의 편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A주가 편입되더라도) 국내 증시가 별로 영향을 안 받을 것 같다. 편입 비율이 5%이고 실제 편입은 1년 이후에나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외국인 자금의 선제적 이탈도 없는 것 같은데 만일 있다면 최근 외국인 매수 증가에 묻혔을 수는 있다"며 "장기적인 효과도 100% 편입 시기를 말한다면 지금 판단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