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등에서 일손을 돕는 무급가족 종사자 비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늘었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직원을 줄이고 가족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전체 비임금근로자는 686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6000명(0.5%)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가족의 사업체 경영 등을 무보수로 돕는 사람)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자영업자를 고용원 유무별로 나눠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4.5%인 7만1000명 증가했다. 반면 직원(유급고용원)을 두지 않고 혼자 또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사업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0%인 12만4000명 감소했다.
무급가족 종사자는 118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인 1만6000명 증가했다. 전체 근로자에서 무급가족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39%로 전년 동월 대비 0.19%포인트 늘었다. 이 비율이 증가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업 부문의 비임금근로자는 14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3000명(3.6%) 감소했다.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제조업의 비임금근로자는 4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8000명(5.3%), 건설업은 42만1000명으로 같은 기간 1만9000명(4.5%)이 감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전체 자영업자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도소매업이나 제조업 위주로 한계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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