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신종 코로나 확산 때문에 기업 출근일과 각급학교 개학일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거나 아파트 단지 및 지하철 출입문을 봉쇄하는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진원지 후베이(우한) 외의 지역에서는 신규 확진 환자 발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7일 추가 사망자가 한명 발생, 모두 2명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 전염병 발생을 처음 알린 뒤 전염 확산방지를 위해 싸우다 폐렴으로 숨진 리원량 사건에 대해 중국 당국은 국가 감찰위 차원의 조사에 착수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해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각급 기업 기관의 직장인 출근과 각급 학교 개학을 속속 미루고 있다. 8일 인터넷 매체 캉보(康波)차이징은 현재 대략 2억 명 정도가 현장 출근을 못하고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은 일단 기업들의 출근일을 13일 이후로 미뤘으며 베이징 상하이 저장 장수 광둥성 등 산업단지 밀집지역의 지방들도 10일 이후로 출근 날짜를 늦췄다. 하지만 정해진 날짜가 되면 또다시 추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 출근 계속 연기 재택 약 2억명
베이징과 쓰촨성 등은 상황에 맞춰 기업들이 탄력적으로 출근일을 정하도록 했다. 베이징은 여권이 되면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는 한편 회식을 비롯한 일체의 모임을 갖지 말도록 통보했다.
중국 국무원은 앞서 설연휴를 연장하는 형태로 법정 공휴일을 1월 30일에서 2월 2일까지 연장한 바 있으나 최근엔 지방 정부들이 각자 상황에 맞춰 자체적으로 출근일을 10일 이후로 조정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감염 확산 사례를 지켜보면서 출근을 더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기관의 경우 교육부가 2020년 봄 학기 개학을 연기하도록 지시한데 이어 상하이시와 저장성 장수성 등 6개 성시는 5~7일 잇따라 개학을 3월 초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들 성시는 공지문을 통해 2월말 전에 개학을 하지 말라고 밝혔다. 랴오닝성과 윈난 장시 쓰촨성 등 일부 성들은 개학시간을 2월 27일 이후로 늦췄다. 네이멍구 간쑤 헤이룽장성 등 5개 성도 개학 예정 일을 3월초로 잡고 있다.
전염 차단, 봉쇄 도시 격리 도시 늘어나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유동인구를 줄이고 격리와 봉쇄를 강화하는 초강력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에 이어 도시 자체를 봉쇄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과 텐진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들은 아파트 출입문과 지하철 출입구 폐쇄 등을 통해 유동인구를 줄이고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베이징 시 당국은 모든 아파트에 대해 출입문을 한개 외에 모두 폐쇄하라는 통보를 내렸고 텐진시는 23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한 백화점의 직원 194명을 격리 수용하고 6개노선 지하철에 대해서도 출입구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마스크와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마트 매장 직원들. 2020.02.08 chk@newspim.com |
8일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는 7일(0시~24시) 후베이성을 제외한 기타 지역의 신규 확진 환자수가 558명으로 4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외 지역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 4일 890명에서 5일 731명으로, 다시 6일에는 707명으로 계속해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인구가 적은 고원지대 씨장(티베트)에서는 연속 9일 동안 신증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베이징서 총 두명 사망, 중국 전체 사망 700명 넘어
8일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는 7일 하룻동안(0시~24시)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 환자와 신규 사망자가 각각 3399명, 8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8일 0시 현재 중국 전체 누계 확진환자는 3만 4546명, 사망자는 722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중증 환자도 6101명으로 증가, 사망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수도 베이징에서도 1명의 환자가 추가 발생했다. 신증 사망자 86명 가운데 후베이성이 81명으로 가장 많았고 헤이룽장성이 2명, 베이징과 허난성 간수성이 각 1명에 달했다.
리원량 사건 조사단 우한 현지 파견
2019년 말 우한(武漢)에 퍼지고 있는 전염병의 존재를 알렸다가 유언비어 유포죄로 처벌받은 뒤 신종 코로나 확산과 싸우다가 폐렴증세로 7일 사망한 리원량(李文亮, 34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국가감찰위의 조사단을 우한 현지에 파견했다.
8일 인민망은 국가 감찰위가 인터넷에 전파되고 있는 리원량 사건에 대해 사실을 밝히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했다며 인민의 기대에 부응해 한점 의혹없이 진상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베이징에서 발족된 국가 기관 최고 감찰 기구다.
조사단 파견에 앞서 최고 인민법원은 리문량이 SNS를 통해 알린 '7명 사스 환자 발생' 안건과 관련, "신종 코로나는 사스가 아니기 때문에 유언비어에 해당하지만 정보자체가 사실을 완전 날조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인민법원은 엄밀하게는 기계적으로 말하면 '유언비어'가 맞지만 대중들이 사스 공포를 떠올리며 마스크 착용과 소독, 야생동물 시장 출입 자제 등의 예방활동을 해 결국 신종 코로나에 신속히 대응할 수 계기를 열어줬다는 측면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원량은 2019년 12월 30일 동창 의사 8명의 SNS 단체 대화방에 '화난(華南)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사스(SARS)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이로인해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잡혀 경고와 자필서명 훈계서 작성 등의 처벌을 받고 훈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