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11월10일 (로이터) - 멕시코 정부는 9일(현지시간)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깜짝 승리를 거둔 후 트럼프가 공약한 국경장벽 건설에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페소화 가치가 하룻밤 사이에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페소화를 부양하기 위한 어떤 행동을 하는데는 아직 망설이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후 멕시코 페소화는 2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인 13% 급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 달러당 19.91 페소로 8.7% 하락 거래됐다.
멕시코와의 NAFTA 무역협정을 개정하고, 이민자들이 고국으로 보내는 송금에 높은 세금을 매겨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에 있는 장벽 건설 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위협으로 인해 멕시코 페소화는 그동안 미국 대통령 선거 전망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멕시코 은행인 BASE의 가브리엘라 실러 애널리스트는 "멕시코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고 이웃인 미국과 멕시코는 "북미 지역의 경쟁력과 발전을 위해 협력을 지속해야 하는" 친구 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클라우디아 루이스 마씨유 멕시코 외무장관은 트럼프가 제안한 국경지대에 설치할 장벽에 멕시코가 절대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연설에서 멕시코가 이 장벽을 세우는데 자금을 대야 한다고 위협해 왔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트럼프의 승리로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에 하방 리스크가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트럼프 체제 하에서 무역량 또는 외국 투자가 줄어든다면 멕시코 정부가 재정 적자를 축소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의 하이메 로이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무역 또는 금융 흐름을 크게 저해하는 어떤 변화도 멕시코의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와 S&P는 모두 금년 초 멕시코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바노르테(Banorte)의 가브리엘 카실라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승리로 2016년 경제 성장률이 0.3%p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페소화가 향후 수 개월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향후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고, 기업들이 투자를 뒤로 미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멕시코와의 무역을 줄이는 것은 말이야 쉽지만 실제 행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실질적인 정책들은 그의 발언들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