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전선 초고압케이블이 당진공장에서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대한전선 |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대한전선이 초고압케이블로 전력 산업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의 도심을 가로지른다. 대한전선은 공시를 통해 영국의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와 ‘런던 파워 터널 2단계(London Power Tunnels 2, 이하 LPT2)’ 프로젝트의 전력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전선의 주가도 전일대비 24% 올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대한전선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한화 약 925억 원(약 6000만 파운드)의 계약 금액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국내 전선업체가 영국에서 수주한 전력망 프로젝트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아울러대한전선이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 대한전선과 영국 내셔널그리드의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LPT2 프로젝트 계.약을 온라인 화상 서명식으로 체결하고 있다. 출처= 대한전선 |
LPT2 프로젝트는 런던 전역의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내셔널그리드가 수년 동안 추진해 온 핵심 사업이다. 런던 남서부의 윔블던(Wimbledon)에서 남동부의 크레이포드(Crayford)까지 도심을 가로지르는 약 32.5km 길이의 대규모 지하 터널을 건설하고 400kV 전력망을 설치하는 공사다. 여기에 투입되는 케이블 길이는 200km 이상이다. 대한전선은 400kV 케이블과 접속재 등 관련 자재 일체를 공급하고 터널 내외부 케이블 시스템 설계와 엔지니어링 등을 일괄 담당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영국의 지중 최고 전압인 400kV 전력망으로 런던의 전력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사업인 만큼, 1년 이상의 입찰 과정과 까다로운 업체 평가 및 선정 작업이 수반됐다. 제품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 및 프로젝트 관리 능력 등 전 영역에 대해 종합적이고 면밀한 평가가 진행되었으며, 대한전선은 유럽의 유수 전선업체와의 경쟁에서 적격자로 선정됐다.
대형 수주의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전선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직전 거래일까지만 해도 800원대에 머무르던 대한전선의 주가는 급상승하며 단숨에 1000원대로 뛰어올랐다.
▲ 출처= 네이버 금융 |
여기에는 올해 2분기 매출 378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호재와 더불어 영국으로부터의 대형 계약 수주가 반영됐다. 대한전선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800% 늘었다.
이번 계약 수주에 대해 대한전선 나형균 사장은 “런던의 대대적이고 장기적인 인프라 개선 사업에 대한전선이 큰 역할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영국에서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 중요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유럽 전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입지를 입증한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대한전선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2017년 4월 영국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으로 준비해왔다. 지난 2019년에는 기존의 러시아 지사와 합쳐 유럽 본부로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한편, 네덜란드 법인을 신설하며 영업망을 확대했다. 유럽 진출 3년이 지난 현재 대한전선은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등에 초고압 전력망을 수출하며, 유럽에서의 수주 영토를 확장하고 성과를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