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
Investing.com – 미 연준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더욱 악화된 인플레이션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면서도, 미국 경제가 침체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연준의 말이 맞지는 않을 것 같다. OPEC 그리고 100달러 이상의 유가 때문이 아니라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는 정유사를 제외하고는 미국 경제가 망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라톤 페트롤리엄(Marathon Petroleum), 발레로 에너지(Valero Energy) 등 정유사들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주주와 기업의 수익을 늘리고 있을 뿐이고, 에너지 업계에서 현재와 같은 비즈니스 사이클 속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휘발유 공급, 특히 디젤유의 심각한 부족은 이전 팬데믹 기간 동안 여러 정유사가 문을 닫거나 정제 규모를 줄였기 때문에 발생했다. 그간 비즈니스를 간신히 유지했던 기업은 이제 상황이 바뀌면서 최대한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생산 시설을 확장하거나 유휴 시설을 인수해서 생산량을 늘리는 데는 자금을 투자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에서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의 일일 정제 능력이 100만 배럴 이상(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컨설팅 기업 터너 메이슨(Turner, Mason & Co)에 따르면, 미국 외 지역에서도 일일 213만 배럴이 줄어들었다. 결론적으로 생산 증대 계획이 없다면 공급 부족은 악화될 뿐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4.50달러로 치솟고 디젤유 가격은 무료 6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는 상황에서 지난주 블룸버그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하비에르 블라스(Javier Blas)는 “원유시장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대해 거짓 안도감을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스는 “실물경제에서는 연료 가격이 유가보다 급격하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보이는 것보다 더 강력한 가격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고,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유사 소유주라면 배럴당 110달러를 소폭 웃도는 유가에 흡족할 것이고 이는 비싸지만 부당한 수준은 아니지만, 석유 재벌이 아닌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제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275달러 수준이라는 것은 안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WTI유는 현재 95~119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뉴욕항(New York Harbor) 제트유 선물은 275달러 수준이다. 디젤유는 어떨까? 디젤유 가격은 175달러이고, 휘발유는 155달러 정도다. 그런데 이 가격은 세금과 마케팅 마진이 붙기 이전의 도매가이므로 소매가로 넘어가면 훨씬 더 높아진다.
물론 언제나 이런 상황은 아니었다. 적어도 지난 35년 동안 유가와 제품가의 차이를 의미하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평균적으로 배럴당 10.50달러였다. 그러다가 소위 정유계의 황금기로 일컬어지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크랙 스프레드가 30달러를 넘어섰고, 지난주에는 55달러에 근접한 사상 최고치까지 기록했다.
원유 및 정유 제품 가격 간 엄청난 차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수요와 악화된 공급 부족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미 동부해안의 디젤유 재고는 1990년 저점으로 하락했다. 중국과 중동 외 지역의 원유 정제 능력은 2019년 말과 지금을 비교하면 일일 190만 배럴 하락했다. 이는 30년래 최대 하락이다. 게다가 글로벌 디젤유 공급, 적어도 유럽에서는 러시아산 에너지 제품에 대한 제재 조치로 인해 공급이 크게 압박받고 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지난주 OPEC+ 원유수출국들은 미국의 정유 위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지난 10월부터 지금과 같은 상황을 경고했다”며 미국만이 그런 것이 아니며 “전 세계 많은 정유 기업, 특히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지난 수년 동안 문을 많이 닫았고 이제 세계는 에너지 생산 능력이 부족해졌다”고 덧붙였다.
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가격 측면뿐만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 그렇다. 지난주에 정유사 및 주유소를 소유한 억만장자인 존 캣시마티스(John Catsimatidis)는 미 동부 해안 지역에서는 디젤 연료 배급이 시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캣시마티스가 보유한 기업에서는 350곳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휘발유 가격이 오르겠지만 부족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운전자들이 메모리얼데이 쯤에 가장 비싼 휘발윳값을 지불할 것”이지만 메모리얼데이의 여행객 수는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송을 위해 미국 도로를 누비는 트럭 운전기사들은 디젤유를 확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익에 타격을 주는 사상 최고 수준의 가격으로 인해 구매가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대조적이다.
셸의 최고영영자인 벤 반 뷰르덴(Ben van Beurden)은 지난주에 투자자들에게 “수요는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가격이 더 오르면 연료 수요는 파괴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경제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인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경제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고 실질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젤 비용이 실물경제를 대표한다”며 “갤런당 6달러 이상이면 기업의 수익에 타격을 입히고 디젤유에 대한 수요 파괴 직전에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목요일에 휘발유 가격 폭등과 경제 둔화로 인해 남은 2022년에서 2023년에 들어서는 시기에 수요 회복이 상당히 저해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존 킬더프와 같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의 금리인상폭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3월과 5월에 각각 0.25%p, 0.50%p 금리를 인상했다. 그리고 금융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p 올릴 확률을 83%로 본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목요일에 6월에 대폭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향후 2차례 회의 동안 0.50%p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월 의장도 금리인상 후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연준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인 임금인상의 둔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임금인상 둔화는 지금으로서는 몇 가지로 이유로 인해 나타나기 어려운데, 우선은 실업률이 매우 낮고, 고용시장은 극단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고, 인플레이션은 아주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3.5% 역성장을 보였지만, 2021년에는 5.7% 성장했으며 이는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이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역시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 작년 12월에는 전년 대비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5.8% 상승, 올해 3월에는 6.6% 상승했고, 모두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상승이었다. 두 가지 핵심 물가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4월에 각각 8.3%, 11% 상승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는 연간 단 2% 밖에 되지 않는다. 파월 의장은 올해 7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고, 2023년에도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할 때까지 금리인상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존 킬더프는 “내가 두려운 것은 연준의 정책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라며 “코로나 팬데믹 관련된 물리적인 경기 부양은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향후 수개월 동안 시중의 유동성은 낮아질 것인데, 만약 연준이 극단적인 금리인상을 시행한다면 전반적 경제 순환이 막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블라스 역시 미국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는 가능성에 동의했다. 그는 “정유사들이 높은 수익을 오랫동안 누릴수록 에너지 쇼크는 경제를 더 심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유일한 해결책은 수요를 낮추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침체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했다.
유가 및 WTI유 기술적 전망
지난주 금요일(13일) 브렌트유는 3.5% 상승한 111.22달러를 기록했고, 주간 기준으로 0.7%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 관련 봉쇄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브렌트유는 상승했다. 중국의 강력한 봉쇄조치로 인해 지난 7주 동안 경제활동이 상당히 제한되었다.
그러나 브렌트유 가격은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 관련 유럽연합의 결정 지연으로 상승폭이 제한되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없는 경우의 에너지 위기를 크게 우려한 헝가리에서는 금수조치를 반대했다.
지난 금요일 WTI유는 3.8% 상승한 110.16달러를 기록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0.7% 상승했다.
미국의 정제 능력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WTI유 가격은 상승했고, 이에 지난주 휘발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4.50달러, 디젤유 가격도 사상 최고치인 6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브렌트유와 WTI유 사이의 가격 차이에 대해서 킬더프는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에 대한 헝가리의 반대로 브렌트유 상승폭이 제한된 반면, WTI유는 미국 업계의 정제 능력 제한으로 인해서 휘발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WTI유 가격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kcharting.com의 수석 기술 전략가 수닐 쿠마르 딕싯(Sunil Kumar Dixit)에 따르면, WTI유의 기술적 전망에 대해서는 주간 종가가 110달러 이상이므로 이는 이후 116달러 및 121달러까지 오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딕싯은 “지금까지 98달러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고, 104달러~106달러에서도 상방 모멘텀을 유지했다”며 “변동성으로 인한 소폭의 조정으로 106달러~104달러까지 하락하는 경우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고, 104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101달러~99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배럴당 98달러선이 하방 돌파되는 경우에는 강세 모멘텀이 무효화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18~20달러 더 하락해 중기적으로 88달러~75달러까지 하락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 시장 주간 동향 및 기술적 전망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라는 속담이 있지만, 요즘 금 가격은 거의 반짝이지 않고 있다.
지난 금요일 뉴욕 상품거래소(COMXEX) 금 선물 가격은 핵심적인 1,800달러선 아래로 하락하면서 4월 중순에 시작된 매도세가 가속화되었다.
1,700달러 영역에서 지지선을 찾은 후 1,800달러선으로 다시 회복되었으나 지난주 하락분을 만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지난주 금 가격은 4주 연속 떨어져, 지난 4월 8일 대비 8% 정도 하락했다.
금요일 금 가격 하락은 20년래 고점을 경신한 달러 강세에도 이유가 있다. 미국 달러 지수는 금요일에 105.05달러 정점을 오른 후 저점인 104.5로 하락했다.
이에 금은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지만 달러의 전반적인 영향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의 다음 금리인상 기대에 힘입어 앞으로 며칠 내로 달러가 20년래 신고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오안다(OANDA)의 아시아태평양 시장 전문가인 제프리 할리(Jeffrey Halley)는 “급작스러운 미국 달러 매도세만이 금의 기술적 약세 전망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COMEX 최근월물인 6월물 금 가격은 금요일에 0.78% 하락한 1,810.3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저점은 1,797.45달러였고 이는 1월 30일 이후 최저치였다. 주간 기준으로는 금 가격이 4% 하락했다.
skcharting.com의 딕싯에 따르면, 금요일 장중 저점에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1,836달러 및 1,885달러 저항선을 뚫지 못한다면 금은 1,700달러 영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금 현물 가격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딕싯은 “현재 추세가 약세로 바뀌었기 때문에 금 매도세는 1,836달러 및 1,885달러 저항 영역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금은 단기적 약세로 돌아섰으므로 1,800달러로의 하락을 압박받을 것이고 그다음은 1,790달러~1,760달러선이다. 만약 이 영역 위에서 가격을 탄탄하게 지킨다면 다시 1,880달러로 회복이 확대될 수 있지만, 무너진다면 1,800~1,780까지 하방 압박이 나타날 것이고, 이번 주에 1,760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딕싯은 1,848달러 이상으로 상방 돌파 후 유지한다면 금 가격은 1,885달러 및 1,900달러까지도 반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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