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
Investing.com – 원유와 금은 모두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원자재가 아니었나? 그렇다면 유가는 거침없이 오르는데 금 가격은 왜 마구잡이로 떨어질까?
미국의 임금 인상 및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으로 인한 압박으로 인해서 원유와 금 가격이 동시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 동일한 상승폭은 아니더라도?
사실,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높은 비용으로 인해 달러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원자재의 내재적 특성이다. 이런 사이클에서 달러는 어느 쪽으로든 취약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작되면 수급 압박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시작하는데, 그러면 달러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타격을 받고, 원자재 가격은 더욱 상승하여 인플레이션 상승 사이클에 반응한다.
예상된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선도 지표로서의 원자재 가격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논거는 원자재 가격이 광범위한 경제 충격에 재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 아이다와 같은 시스템적 충격은 원자재 공급량(이 경우에는 원유)을 대대적으로 줄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높아진다.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미국 원유 가격이 10% 가까이 올랐던 것처럼 원자재가 소비자에게 다다랐을 때 전반적인 가격은 오르게 되고 인플레이션은 현실화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에너지 관련 원자재는 광물 및 농산물 관련 원자재보다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관계가 깊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이자 연구원인 케빈 클리슨(Kevin L. Kliesen)은 S&P GSCI, 톰슨 로이터 CRB, 블룸버그 및 FIBER 원자재 지수의 움직임과 지수가 25년간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후 그러한 점을 밝혀냈다.
클리슨의 연구 결과는 올해 72% 상승한 미국 원유와 6% 상승한 금 가격을 비교하며 놀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말 그럴까?
또 다른 이야기
해당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염두해야 할 경고 사항이 있다.
그렇다. 원유는 지금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천연가스와 석탄이 부족한 상황에서 겨울철에 더 많은 전기와 난방을 원유로부터 얻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미국인들이 지난여름보다 이번 겨울에 더 많이 자동차를 운전하게 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상황은 안 좋다. 그렇다면 엄청난 만일의 사태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현실도 고려해 보자. 내년에 모든 팬데믹 여행 규제가 철회되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다.
지난주,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 기업인 사우디아람코(SE:2222)의 아민 나세르(Amin Nasser) 최고경영자는 국제 여행 제한 철회를 앞두고 “유휴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고 이에 대해 “큰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또한 그는 “내년에 항공여행 수요가 높아진다면 유휴생산량은 바닥이 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전했고, “공급량이 제한된 상황이 가까워지고 있으며 유휴분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세르의 발언은 아람코와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라아비아가 다른 산유국 동맹들이 하루 40만 배럴 이상 증산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시점에 나왔는데, 당시만 해도 지금만큼 수급 상황이 역동적이지는 않았다.
올해 개최되었던 각 OPEC+ 회의마다 유가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리고 때마침 금요일에 OPEC+의 공동기술위원회 대표가 목요일 OPEC+ 장관급 회의에 앞서 팬데믹 이후 경재재개방이 시행되고 공급량이 필요량보다 적은 만큼 “4분기 원유시장에서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했다. OPEC+가 지금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확실했는데 알제리는 하루 40만 배럴 그 이상은 안 된다는 OPEC+의 기존 입장을 대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금은 공식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안전한 도피처 자산이라는 금의 지위는 올해 공매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농담거리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미 연준의 정책 덕분에 인플레이션에 불을 지피는 트레이더들로 인해 금 가격은 출렁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쌓인 그리고 쌓일 미국의 엄청난 부채는 인플레이션을 “헤지”한다는 명목으로 증시 및 에너지 시장의 고공행진을 쫓는 강세론자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는 동안 법정화폐의 잠재적 하락에 대비하여 투자자들에게 가치저장 수단을 제공해야 할 진정한 자산인 금의 가격은 하락 중이다. 2020년 8월 이후 온스당 2,000달러 이상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금은 다시는 그 가격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내재적 가치에 대한 논란이 있고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까지 여겨지는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수세기의 역사를 가진 금보다 더 많은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상화폐에 달려드는 것과 별도로, 투자자들은 미 연준이 가지고 있는 도구로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 높은 미 국채금리나 달러를 쫓고 있다. (채권시장에 있는 사람들을 분명 연준이 대단히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연준이 빠른 속도로,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도록 압박하여 미 국채금리 및 달러 포지션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는 것이다.
미 연준이 달러 지수를 90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금 가격을 억누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2019년 ‘Forbes’의 기사와 올해 2월 ‘Money Metals’의 기사에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금 가격 움직임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더 있다. 투자 컨설팅 회사 RIA의 랜스 로버츠(Lance Roberts)에 따르면 금 가격은 금 자체와는 “완전히 관계없고” 모든 것은 투자자들과 관련이 있다. 미 연준이 30년래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계속 주장하자 투자자들은 물가 압력에 대해 너무 뻔뻔해진 것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의미 있는 마지막 조정이 1년 전에 발생했던 S&P 500 지수가 제공하는 편안한 영역에서 너무나 안락하게 쉬고 있는 사람들이다.
9월 게시물에서 로버츠는 금 가격을 힘들게 하는 요인은 바로 해변의 모래 같은 인위적 신용으로 세워진 금융 시스템만큼이나 어리석은 사람들 사이에 공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조금 다른 주장을 하고 싶다. 원유에는 OPEC이 있지만 금에는 큰 소리로 금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안전한 도피처 자산을 찾는 사람들의 이익을 돌봐줄 목소리가 없어서 그렇다.
원유 시장 및 유가 요약
원유 강세론자들은 수주 동안의 브렌트유 상승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WTI유 상승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감이 남아 있다. WTI유는 금요일에 상승 마감했고 주 초반 대비 소폭만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목요일에 예정된 OPEC+ 회의에서는 시장을 과열시키는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고, 산유국들이 수요 대비 지독하게 낮은 생산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트레이더들이 지속적으로 되새기는 상황에서 유가가 조정될 여지는 제한적이다.
목요일 OPEC+ 사전회의에서 알제리는 회원국들이 한 달 전에 합의한 대로 원유 증산량이 하루 40만 배럴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2021년 11월과 2022년 4월 사이에 총 200만 배럴이 추가될 것이며, 이는 매달 백만 배럴 이상이 필요한 시장에는 양동이에 물 한 방울을 추가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오안다(OANDA)의 리서치 부문 대표 에드워드 모야는 “원유시장에서 이번 분기에는 하루 30만 배럴 정도만 모자라겠지만, 수요 상승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전했다.
원유 브로커 PVM의 스테판 브레녹(Stephen Brennock)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OPEC+는 공급을 제한할 수 있는 힘을 사용하여 “가격을 지지하는 핵심 중추 역할을 지속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지난 금요일 브렌트유는 0.07% 상승한 84.38달러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1.3% 하락했고 7주 연속 상승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월 기준으로는 7.5% 상승했고, 연 기준으로는 61% 가까이 오른 상태다.
WTI유는 0.9% 상승한 83.57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2% 하락했으나 월 기준 11%, 연 기준 72% 상승했다.
이란이 서방 국가들과 핵합의 복원 협상을 재개하여 제재 완화 후 원유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해 유가는 이번 주 초에 하락했다.
또한 미국 주간 원유 재고가 예상치의 두 배 상승한 것도 유가를 압박했다. 정유업체들이 휘발유 및 디젤유 등 제품 추가 생산을 위해 지난주 원유 수입량을 늘린 반면, 수출량은 하락했기 때문에 재고가 늘었다.
금 시장 및 가격 요약
지난주에도 금은 1,800달러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금 가격은 1,700달러 영역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화요일과 수요일에 FOMC 회의를 앞두고 있고, 테이퍼링 관련 논의로 시끄러울 것이다.
또한 금요일에는 9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다. 고용시장에 대한 긍정적 수치가 나타난다면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 위원들은 월간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매월 150억 달러씩 감축할 계획이다.
최근월물인 12월물 금 선물은 1% 하락하여 온스당 1,783.9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7% 하락했고 6주 동안 최대 낙폭이었다. 그러나 월간 기준으로 금 가격은 1.5% 상승했다. 금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상승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6.4% 하락했다.
시카고 소재 블루라인퓨처스(Blue Line Futures)의 광물 전략가 필립 스트레이블(Phillip Streible)은 금이 “유럽 국채 또는 그 어떤 다른 주요 기관과도 좋은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고 했다. “1,800달러선을 넘어서면 사람들은 매도 버튼을 누른다”며 “오늘도 마찬가지였고, 그러고나서 매도 스탑 주문이 떨어지는 핀처럼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주 금은 하락 마감했고, 다음 주에도 연준 회의와 고용보고서 발표가 있는 만큼 좋지 않을 것이며 1,750달러선 또는 그 이하를 리테스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달러는 금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2주래 최고치로 상승한 달러 역시 금요일 금 가격을 압박했다.
금요일 연준에서 9월 인플레이션이 30년래 최고라는 데이터를 발표했고, 이러한 물가 상승에 대해 연준 위원 및 바이든 행정부가 압박을 느끼는 가운데 달러는 상승했다.
금요일 발표된 미시간대학교 소비자 심리 지수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 심리지수 역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위험을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기는 하지만,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로 금 가격은 압박을 받아 올해는 그 명성을 거의 지키지 못했다.
주: 바라니 크리슈난(Barani Krishnan)은 분석글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의견 외에도 다양한 견해를 반영하며, 중립성 유지를 위해 역발상적 시각과 시장 변수를 제시합니다. 작성한 글에 언급하는 원자재 혹은 주식 포지션은 보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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