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베트남이 제2의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큰 손’ 중국인들이 호찌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도시 부동산을 대대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바이 베트남' 러시속에 중국은 한국 등을 제치고 ‘베트남 부동산 최대 해외 투자국’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중국의 해외 부동산 정보 사이트 쥐와이왕(居外網)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경제중심 도시 호찌민의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 중 중국인이 31%를 차지, 2016년 2% 2017년 4%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국내와 한국 투자자에게 밀려 6위에 머물렀던 중국이 2년 만에 베트남 부동산의 ‘큰 손’으로 등극했다.
제2의 세계의 공장 베트남에 차이나머니가 몰려들고 있다 [사진=쥐와이왕] |
뤄쉐신(羅雪欣) 쥐와이왕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4분기 중국인의 베트남 부동산 시장 문의 건수가 전 분기 대비 77% 증가했다”며 “베트남 부동산 시장을 향한 중국인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쥐와이왕은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 공장 설립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인의 부동산 사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추진해 온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해상 실크로드)도 중국 자본의 베트남 부동산 매입 러시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르(Jones Lang LaSalle) 베트남의 스티븐 와트(Stephen Wyatt) 대표는 “중국인들은 주거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베트남 부동산을 사고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중국인이 지금 베트남 부동산시장을 가격 오르기 전 상하이(上海)와 비교한다”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중국인 투자자의 베트남 부동산 매수 목적은 주거나 아닌 투자다 [사진=바이두] |
류톄청(劉鐵成) 베트남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중국인 투자자에 대해 “구체적인 미래 계획이 세워진 신(新)도시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지하철역 주변, 시도시 중심은 물론 인프라 확충 계획이 통과된 지역에 집중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확천금을 노린 무모한 투자 역시 중국인 투자자의 특징”이라며 “첫 인상만 가지고 관련 정보 없이 거액을 투자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로 인한 버블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쥐와이왕은 “외국인 특히 중국 자본의 투기 조짐이 일면서 베트남 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교란을 우려해 조만간 시장 규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18년 4분기 중국인의 베트남 부동산 시장 문의 건수가 전 분기 대비 77% 증가했다 [사진=바이두] |
베트남은 지난 2015년 7월 시행된 ‘주거법’에 따라 아파트 한 동의 경우 30%까지 외국인 소유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 자본이 해외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 고평가와 부동산 규제정책, 그리고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정책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한편 최근 베트남 부동산시장은 △경제 고속 성장 △중산층 확대 △소비력 강화 등에 힘입어 전례없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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