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세계 최대 게임업체 중국 텐센트와 연합하면서 넥슨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국내 2위 게임업체인 넷마블은 그동안 1위 넥슨을 인수할 적임자로 거론돼왔다. 다만 몸값이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넥슨을 넷마블이 단독으로 인수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뒤따랐다. 하지만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MBK파트너스, 넥슨의 대표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유통을 맡은 텐센트와 손잡으면서 이 같은 의문을 일축했다는 평가다.
MBK파트너스, 최대 투자자로 나설 듯
국내 자본시장의 큰손인 MBK파트너스가 합류하면서 넷마블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자금력 문제가 해결됐다는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인수가 7조2000억원) 인수전에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2017년 대성산업가스(1조2000억원) 인수전에선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을 꺾은 경험이 있다.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넥슨 인수가격을 감안하면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 내 최대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보고 있다. 경영은 넷마블이, 투자는 MBK파트너스가 책임지는 구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텐센트의 투자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6%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앞으로 넥슨의 중국 사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넷마블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또 다른 인수 후보인 카카오의 대응 전략도 관심이다. 카카오도 텐센트를 3대 주주로 확보하고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넷마블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못한 칼라일그룹, KKR, TPG, 베인캐피털, 실버레이크 등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가 카카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21일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수 성공 시 글로벌 톱10 게임사 탄생
넷마블 컨소시엄이 넥슨 인수에 성공하면 넷마블은 국내 1위 게임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넷마블과 넥슨의 매출은 각각 2조원과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두 기업의 매출을 합치면 4조5000억원이 넘는다. 국내 3위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매출 규모(1조7000억여원)를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다. 세계 9위 게임업체 닌텐도의 매출 36억달러(2017년 기준)보다도 많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쌓은 두 회사가 합치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넷마블의 주력은 모바일 게임이다. 넥슨의 주요 수입은 PC 게임에서 나온다. 중국에서 매년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던전앤파이터’가 대표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의 판호(게임 영업 허가증)를 막아 넷마블의 중국 진출이 좌절됐지만 넥슨을 인수하면 중국으로의 시장 다변화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강조한 ‘글로벌 톱5’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방 의장은 2017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톱5에 들지 못하면 더 이상 성장할 기회가 우리에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동훈/김주완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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