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2월14일 (로이터)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그리고 캐나다의 감산 결정 여파로 글로벌 석유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공급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이날 월간보고서를 발표한 IEA는 내년 글로벌 석유수요 증가 전망치를 전월과 같은 일평균 140만배럴로 유지했다. 아울러 올해에는 석유수요가 일평균 130만배럴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IEA는 "유가가 지난 10월 초 고점에 도달한 뒤 급락세를 나타냈지만, 우리는 내년 수요 성장 전망치를 일평균 140만배럴로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IEA는 "유가 하락에 따른 수요증가 압력은 세계 경제성장률 약세로 일부 상쇄될 것이다. 그리고 특히 일부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성장세 약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OPEC은 러시아, 오만 등 비회원 산유국들과 함께 내년 1월부터 일평균 총 120만배럴을 감산하는데 합의했다. 재고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앨버타주도 석유업체들에게 감산을 지시하기로 결정했다. 송유관 용량 제한으로 대규모 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앨버타주의 원유 및 오일샌드 생산량은 내년 1월부터 일평균 32만5000배럴 줄어들게 된다.
IEA는 이들의 감산을 언급하며 내년의 산유량 감소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1월 보고서에서 IEA는 내년 내내 글로벌 석유시장에 공급과잉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이번 보고서에서 IEA는 OPEC의 감산합의를 언급하며 내년 2분기에 공급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IEA는 "석유시장을 재조정하기 위한 감산합의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하반기 나타난 유가 약세에는 경기 둔화가 수요 성장세를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글로벌 경제의 확장세가 6개월 전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욱 둔화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난 11월 OECD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5%로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들이 본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8%였다.
IEA는 "무역갈등과 긴축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의 자신감과 투자에 영향을 주고 있다. OECD의 내년 세계 경제전망 하향으로 석유수요 증가폭은 일평균 약 10만배럴 줄어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