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11월26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8% 가까이 급락, 1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고려에도 공급과잉 우려가 더 커 유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4.21달러, 7.7% 떨어진 배럴당 50.42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3.80달러, 6.1% 밀린 배럴당 58.80달러로 끝냈다.
지난 한주간 브렌트유는 11.3%, WTI는 10.8% 각각 하락했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이다. 유가는 7주간 연속 하락했다. 11월 현재까지 20% 이상 떨어져 월기록으로는 2014년 말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다음달 6일 회의 후 생산량 감축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심으로 석유 공급이 수요보다 빠르게 증가해 진나 2015년처럼 재고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7주 연속 하락하는 유가를 지지하기에 이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더해 미중간 무역 협상에 대한 우려도 장을 압박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미국과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만남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시장은 경제 둔화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무역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은 OPEC이 앞으로의 수요 침체를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1년여래 가장 낮은 휘발유 수출을 보고하면서 수요 약화 우려는 더 커졌다. 싱가포르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휘발유의 재고는 3개월래 최고로 급등하고 있다. 일본의 재고 역시 지난주 늘어났다. 미국의 재고도 1년전보다 약 7% 늘었다.
원유 수출 1위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2일 생산량을 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하루 140만 배럴(bpd)의 생산량 감축에 합의하도록 OPEC에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가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많은 분석가들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OPEC 동맹국들의 감산 요구에 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OPEC이 다음달 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한다면 유가는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았다. 모건스탠리 원자재 전문가들은 "우리는 합의에 이를 경우 OPEC가 2019년 시장을 관리해 생산량을 약 3분의2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경우 브렌트유는 70달러를 회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하지만 감산하지 않으면 배럴당 50달러를 향해 내려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