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콜릿 드셔보셨나요.”
팥과 초콜릿을 섞어 만든 먹거리다. 중소기업 레드로즈빈이 개발한 팥콜릿(사진)이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만 월 1000만원어치 주문을 받을 정도로 인기다. 생초콜릿의 모양과 식감에 앙금 형태의 팥이 은은한 단맛을 내 디저트로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맛은 달지만 팥콜릿이 나오기까지 쓰디쓴 과정이 있었다. 한은경 레드로즈빈 대표(33)가 팥과 인연을 맺은 건 11년 전 당뇨를 앓던 홀어머니가 쓰러지면서다. 초콜릿 같은 단 음식 중독성 당뇨여서 어머니의 식습관을 고치기 위해 찾아간 집 근처 한의사의 조언으로 단맛을 내는 곡식인 팥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물에 우려낸 팥차(茶)를 드렸는데 오래가지 못했다. 어머니가 또다시 초콜릿에 손을 대자 한 대표는 팥으로 초콜릿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삶은 팥을 으깨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꿀, 우유 등을 섞은 후 경단처럼 만들었다. 어머니가 진짜 초콜릿으로 알 정도였다. 당분 함량이 일반 초콜릿의 14분의 1 수준이어서 어머니의 당뇨병도 호전됐다. 상품으로 내놓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청년창업자금 지원을 받아 2013년 9월 서울 홍익대 앞에 가게를 열었다. 한 대표는 서울산업진흥원의 ‘아이마켓서울유’ 같은 판로지원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소비자 반응을 얻어냈다. 대형 백화점 및 올리브영 입점 계기가 된 상품기획자(MD)를 만난 것도, 소비자들의 제품 개선 의견을 받은 것도 지방자치단체의 판로지원 장터를 통해서다.
한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판로를 찾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자금이 부족한 청년 예비창업자들은 지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보길 적극 추천하다”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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