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16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3% 넘게 내렸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영향이다.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둘러싼 우려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WTI는 2.03달러, 3% 내린 배럴당 65.01달러로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1.70달러, 2.35% 하락한 배럴당 70.76달러로 끝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10일) 미국의 원유재고는 680만5000배럴 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249만9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선물시장 원유 인도 중심지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재고는 164만3000배럴 늘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츠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정유공장들의 원유 처리량이 일평균 약 18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라면서도 "원유재고 증가는 꺾이지 않았다. 정유공장 처리량은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 석유 수요를 저해할 조짐을 보인 점도 유가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주요 무역파트너들 사이에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ECD)가 산출하는 경기선행지수는 5~6월 기록한 수준 아래로 내렸다. 이 지표는 서방 선진국과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모두 포함해 산출된다.
네덜란드의 경제정책분석국에 따르면 세계 무역량의 성장세는 지난 1월 정점에 도달했으나, 이후 5월까지 3% 이하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둔화했다.
미국과 중국은 수개월 동안 무역마찰을 빚고 있다. 그 여파로 양국의 경제활동은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수입업자들은 미국 원유 수입을 꺼려하는 모양새다. 중국 당국이 원유를 관세 명단에 넣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톰슨로이터 아이콘의 선박추적통계에 따르면 8월에 접어든 이후 원유를 선적한 채 미국에서 중국으로 출항한 유조선은 한척도 없었다. 지난 6~7월에는 일평균 30만배럴이 운송된 바 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충격에 주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내년까지 시장에서는 이란산 원유 일평균 100만배럴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BMI리서치는 석유시장이 "방향을 잡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 제재에 따른 공급 충격,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고조에 따른 수요 저하 등의 요인이 지속돼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