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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주카포를 꺼낸 드라기 드라기 ECB 총재는 어제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유로화가 가파르게 하락했고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QE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유로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번주 일요일 그리스 선거에서 시리자당이 승리하고 미국 금리선물이 지속 상승한다면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ECB의 조치는 그 규모(사전에 알려진 월간 500억 유로보다 많은 월간 600억 유로)나 기간(2016년 9월까지, 물가 회복이 느릴 경우 연장)에 있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3월부터 시행되므로, 최초 QE 규모는 총 1조1,400억 유로가 됩니다. 연간 기준으로는 GDP의 7.5%를 매입하게 되어 Fed의 5.7%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상당히 인상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물가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무제한 개입(open-ended) 약속도 시장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ECB 발표로 인한 흥분은 "리스크 상호분담", 즉 국채 매입을 ECB 단독이 아닌 각 회원국 중앙은행 별로 수행한다는 점으로 인해 다소 가라앉습니다. 이는 단순히 여론을 의식한 홍보 목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CB가 자금 관리를 맡지 않으면 유로존 전체로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언급했듯이 ECB는 각 회원국의 ECB 내 지분율에 따라 자금을 할당하게 됩니다. 이는 큰 국가일수록 국채 매입 규모가 커진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ECB는 매입 한도를 발행 국채의 25%, 국가 총부채의 33%로 제한했습니다 (후자로 인해 그리스 국채 매입은 어려움). 이 말은 ECB 내 지분율과 상관 없이 한 국가에서 매입 한도에 도달하면, 다른 국가에서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대규모 국채 매입을 기대할 수 없는 주변국 국채시장에 있어 상당한 호재입니다. 또한, ECB는 TLTRO의 고정금리를 0.05%로 인하했습니다. 이는 주변국 은행들이 0.05% 금리로 4년간 대출받아 자국의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투표 결과(구체적으로 이번 결정에 반대한 위원이 몇 명인지)도 어떻게 되었을지 우려되었지만, 이상하게도 ECB는 이번에 투표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드라기 총재는 과반수 이상 찬성이 확실했기 때문에 투표가 필요치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유럽 회원국의 반대를 숨겨, 논쟁이 벌어지는 모습 대신 통합된 모양새를 보이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통합된 모습은 이번 조치로 인한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중요합니다.
드라기 총재는 환율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았고, 환율은 각국의 국내적 이유로 취해진 통화정책결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드라기 총재는 "환율 움직임은 주요 국가 사이의 서로 다른 경제회복 속도 및 통화정책 사이클 차이의 영향(결과)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의도된 것이 아니며, 이러한 환율 움직임이 하나의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결과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론: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EUR ECB의 이번 발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 10월 일본은행(BoJ)이 전혀 예상치 못한 조치로 시장에 준 충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어제 EUR/USD의 등락폭은 10월 당시 USD/JPY의 등락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둘 다 3% 근방). 이는 EUR 관련 포지션이 JPY 보다 가볍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EUR 매도 포지션에 대한 여지가 아직 더 있습니다. 하락 계기는 이번 주말 그리스 선거가 될 수 있습니다(아래 참조).
사우디 국왕 사망 소식으로 브렌트유 급등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사망했습니다. 왕위 계승자는 압둘라 국왕의 이복 형제인 살만 왕자(79세)입니다. 또 다른 이복 형제이자 형제 중 최연소자(69세)인 무크린 왕자가 예상대로 새 황태자가 되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활한 왕위 계승을 위해 원유 생산을 줄여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에 브렌트유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다보스 포럼에서 내년에 유가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이는 유가 선물에도 반영되어 있는데, 평소의 원유 시장과는 반대로 유가 선물이 현물 가격보다 크게 높은 상태입니다. 제 생각에 현재의 사우디 정책이 사우디 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사우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기 때문에, 현재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금일 브렌트유 랠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일 주요 일정: 금요일은 PMI의 날입니다. 중국 1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49.6에서 49.8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아직 경기위축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하락 예상과 달리) 소폭 개선을 보였다는 것은 중국의 부양책이 경제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이 소식이 AUD와 NZD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유럽 국가와 유로존 전체의 제조업 및 서비스 PMI 잠정치도 나옵니다.
영국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하락 전환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명의 MPC 위원이 낮은 물가를 우려해 금리인상에 대한 입장을 변경함에 따라 파운드화에 대한 부정적 투심이 더 악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소매판매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 GBP가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2월 기존주택판매가 나오는데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주 초에 발표된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는 주택시장의 개선세가 여전함을 보여줬습니다. 기존주택판매 지표가 주택부문의 강한 호조를 나타낸다면 USD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12월 시카고 연준지수와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도 나옵니다.
캐나다 12월 CPI는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수요일 BoC가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온다면 추가 인하 기대감이 높아져 USD/CAD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위 인사 발언 관련해서는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다보스에서 연설합니다.
이번 주말: 그리스 총선 가장 최근 여론 조사에 의하면 시리자 연합이 이번 주말 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리자당이 연정 없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득표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시리자당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을까요? 시리자당 대표인 Alexis Tsipras는 자신이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고한 글에서 "시리자당은 긴축을 끝내고, 민주주의와 사회 통합을 개선하며, 중산층을 살리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리자당은 유로존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시리자 정부는 유로존 회원국으로서의 그리스의 책무를 존중하여 균형 재정을 유지하고 양적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맹세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프로그램의 두 가지 주요 목표는 긴축 종료와 부채 재협상입니다.
긴축을 끝내는 한편 균형 재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조세 수입을 늘리면 됩니다. 그는 "탈세 경제 과두 체제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탈세를 저지르는 것은 부유층뿐만이 아닙니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의하면 그리스는 탈세가 만연되어 있어서 인구의 40% 이상이 매년 300억 유로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만 제대로 징수해도 그리스 정부가 재정 흑자를 달성하기에 충분합니다.
Tsipras 시리자당 대표는 그리스의 부채/GDP 비율인 177%는 "지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재협상이 요청했는데, 이는 독일이 2차대전 이후 전쟁 부채를 처리한 방식과 정확히 동일합니다. 제가 보기에 그의 주장은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실업률이 25%에 달하는 국가가 어느정도의 경제성장 없이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채권국가 입장에서도, 장기 경기침체로 인한 비용은 채무탕감으로 인한 손실보다 훨씬 커 보입니다.
유로존 경제 회복을 위해 이와 비슷한 정책 시행을 권장하는 주류 경제학자도 많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들 중 독일 경제학자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고 유로존이 와해되기 직전까지 몰리는 순간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리자 정부는 극우파(개인적으로 유럽에 더 큰 위협이라고 생각)에 투표하지 않아도 정책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여 유럽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니다. 시리자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부채 재협상에도 성공한다면 유럽 민주주의의 승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유로존을 지속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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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의 QE 발표 후 급락한 EUR/USD
EUR/USD는 어제 ECB가 규모 및 기간에서 예상을 웃도는 QE 프로그램을 발표하자 급락했습니다. 지지선 1.1460(R1) (저항으로 변함)을 하회한 후 1.1315(S1)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단기적으로 하락 추세에 머물러 있으며 1.1315(S1)를 하회한다면 2003년 9월 17일 저점인 1.1140(S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제의 강력한 하락 모멘텀은 일봉 모멘텀 지표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RSI가 이미 과매도권에 진입한 가운데 30선 근방에서 저항에 부딪힌 후 하락했고, 일봉 MACD는 마이너스권에서 계속 하락 중입니다. 큰 흐름에서는 여전히 장기 하락추세에 놓여 있습니다. 50일선과 200일선 밑에서 고점과 저점을 낮추고 있습니다.
• 지지선: 1.1315 (S1), 1.1140 (S2), 1.1025 (S3).
• 저항선: 1.1460 (R1), 1.1540 (R2), 1.1650 (R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