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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길 ETF칼럼] 끝없이 오르는 미국 증시, 유동성 장세 대응 전략은?

입력: 2020- 02- 20- 오후 03:52
뉴욕증권거래소

ETF 단일종목 역대 최대 규모 자산 유입

올 2월 5일 미국 ETF 시장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기록이 하나 새로 만들어졌다. 바로 미국 증시의 대표적 ETF 중 하나인 iShares Core S&P 500 ETF (IVV)에 하루 동안 68억 달러의 자산이 순유입된 것이다.

Shares Core S&P 500 ETF는 흔히 코드명 IVV로 잘 알려진 종목으로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이다. 또한 IVV는 2,400여 개를 넘어서는 미국 증시 상장 ETF 중에서 SPDR S&P 500 ETF Trust (SPY)에 이어 운용규모 2위를 차지하는 거대 ETF이기도 하다.

2월 5일 IVV에 유입된 68억 달러는 27년 ETF 역사에 있어 단일 종목에 하루 만에 유입된 것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재미있는 점은 그 하루 전인 2월 4일에도 역시 S&P 500을 추종하는 대형 ETF Vanguard S&P 500 ETF (VOO)에 50억 달러라는 엄청난 규모의 자산이 유입되었다는 점이다.

2월 4일과 5일은 미국 증시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이틀 연속 1% 이상 급등한 시점이기도 하다. 조금 더 기간을 확장해보면 올들어 2월 초순까지 S&P 500을 중심으로 미국 대형주 ETF에 유입된 자산규모는 320억 달러에 달한다. 어느 모로 보나 이 수치는 경탄할만한 규모이다.

코로나 19에도 펄펄 끓는 미국 증시

지난해 질주했던 미국 증시는 올해 들어서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연초 중국발 전염병 발발 소식이 증시에 충격을 주는 듯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은 불과 1주일을 넘기지 못한 채 증시는 다시 펄펄 끓고 있는 중이다.

미국 증시는 왜 이리 강한 것일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경기가 활황이어서, 기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어서. 다만 이런 원론적인 답변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엄밀히 말해 지금은 경기 확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자산 가격을 이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미 연준이 2019년 들어 금리 인하로 정책 스탠스를 변경하며 글로벌 증시는 급등세로 전환했고 채권 매입을 재개한 10월부터는 2차 상승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주식형펀드로부터 자산이 이탈했지만 사실상 양적완화라 할 수 있는 연준의 채권 매입 이후 주식형펀드에 자산 유입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 기간 채권형 펀드와 금에 대해서도 매수세가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상승하는 유동성 장세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

유동성 장세 대응 전략은?

중요한 점은 중앙은행들이 퍼붓는 이 유동성의 바다가 조만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 연준의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로 타격을 입은 중국은 대규모 부양책을 집행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상승한 것 같은 글로벌 증시가 다시 한 단계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만약 S&P 500지수가 현 수준보다 더 상승해서 4,000을 향해 달려간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그 답은 최근의 시장 동향이 이미 말해주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올들어 ETF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S&P 500지수 자체를 추종하는 대형주 ETF들이다.

물론 지난해처럼 증시가 불타오를 때 더욱 뜨거운 종목들도 있었다. 가령 반도체 ETF들은 S&P 500 지수가 30% 상승하는 동안 60% 이상 급등했다. 모두들 이런 종목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런 수익률들은 모두 결과론일 뿐이고 사전적으로 골라낸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반면에 이런 수치도 한번 살펴보자.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약 2,400여 개의 ETF 중에서 주식형 ETF만을 선별하고 그중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를 제외하면 대략 1,260개 종목이 남는다. 이들 1,260개 주식형 ETF 중에서 S&P 500을 추종하는 SPY, IVV, VOO 등의 지난해 수익률 순위는 대략 240위 내외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꽤 우수한 수익률이다.

이 결과를 반대로 해석하면 투자자들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알파를 얻기 위해 특정 섹터 ETF를 선택했다면 오히려 시장수익률을 하회했을 확률이 무려 80%에 달한다는 점이다. 어지간하면 S&P 500 지수를 이기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대형주 ETF에 집중해야 할 때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금융데이터와 마찬가지로 주가수익률 역시 평균값(mean)이 중간값(median)보다 크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형주의 상승 속도가 증시 전체의 상승 속도보다 대체로 빠르기 때문이다. 이 두 번째 이유는 뒤집어서 생각하면 상승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대형주가 되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결론적으로 올해 역시 미국 증시의 큰 폭 상승이 예상되고 이런 유동성 장세에서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투자전략은 대형주 ETF 매수라는 점이다.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그러하듯 IVV나 VOO를 매수해서 1년 동안 보유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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