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해
금감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대해 분식 결론을 내렸다. 논점은 왜 상장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꿨느냐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이다. 94.61%를 보유 중이다. 그런데 50% +1 주를 보유하고 있으면 종속회사로 회계처리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할 때 바이오에피스 가치를 장부가치 대로 계상해야 한다.
허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할 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버렸다. 왜 바꿨을까? 관계회사로 바꾸면 장부가치가 아닌 시장가치, 즉 공정가치로 평가받게 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를 4조 8천억원을 인정 받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393억 적자였던 기업이 15년에 단숨에 1조 9천억 흑자기업이 되면서 상장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것이 문제인가?
먼저 삼성 논리를 들어보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 보다 1주 더 많을 뿐이라서 관계기업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서 이를 정당한 회계처리라고 했다. 이 논리는 허점이 있다. 콜옵션을 바이오젠이 행사하지 않으면 그 때는 다시 종속회사로 바꿀 것인가? 원칙은 지켜야 한다. 지분율 98%가 50%로 줄어드는 시점에 관계회사로 바꿔야 맞다고 본다. 그러나 삼성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상장에 성공했다.
왜 이런 무리수를 뒀나?
이재용이 삼성 그룹 후계자다.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왜 무리가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을 보라. 그 당시 이재용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고, 제일모직 지분이 많았다. 그리고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45.6% 보유중이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평가를 받으면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이 나오게 된다. 당연히 이재용한테도 좋은 합병비율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부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크게 부풀릴 이유가 충분했고, 결국 그렇게해서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해지펀드 엘리엇과 소액주주들이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이라고 반대했지만 국민연금이 찬성하면서 통과되었다. 그 뒤로 이재용은 삼성물산 대주주가 되었고, 삼성물산은 이제 삼성바이오 최대주주다. 지분 43% 보유하고 있다.
지금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렇게 판이 짜여지고 있다.
이재용 --> 삼성물산 --> 삼성전자.
이러한 지배구조가 될 경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많이 사들여야 한다. 그리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를 12조 이상 팔아야 한다. 생명이 파는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사면 좋은데 자금 마련은 어디서 할 것인가? 증권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게 넘기고 그 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살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성이 별로 없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정가치가 올라가면 결국 지배구조 개편이 좋을 것이 분명하나 이번 금감원에서 회계분식이라고 잠정 결론 내면서 이런 전략은 검토 대상에서 완벽하게 제외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