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거절 뿐만 아니라, 상폐 공포는 이전보다 더 무서워졌다.

입력: 2025- 03- 24- 오후 03:35
지난주 21일 단 하루에만 21개 상장사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판정을 공시하면서, 주말 내내 관련 기업들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급부상하였습니다. 기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종목들까지 합치면 총 31개 사가 감사의견 비정적 문제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매년 봄에 발생하는 감사의견 이슈로 인한 상장폐지 공포, 하지만 이는 연중 내내 다른 형태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있기에 이전보다 더 까다롭게 종목을 선정해야만 합니다.
 
 
■ 감사의견 거절 31개 사 공통점 : 1개 회사 빼고 모두 적자 연속
 
필자는 증시 토크와 저서 등을 통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회피하는 방법 3가지를 강조해 왔습니다.
첫 번째로는 부채비율 200% 이상인 회사 경계, 두 번째로는 연속적자인 회사 주의, 세 번째로는 최근 5년 내 한 번이라도 자본잠식이 있는 회사는 피해야 한다고 그 기준을 제시해 드렸습니다. 
 
지난 주말 사이 감사의견 거절 이슈 뉴스를 보면, 기존 상장폐지 위기에 있는 기업들을 포함하여 감사의견 거절로 신규로 거래정지 또는 상장폐지 위기에 들어간 상장사 리스트 31개 사를 재무제표를 모두 뜯어보았습니다. 
(신규 : 금양, 범양건영, KC그린홀딩스, KC코트렐, 드래곤플라이, 이오플로우, 투비소프트, DMS 포함 총 31개 사)
 
일단, 재무구조 측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조금은 여지를 많이 두고 웬만하면 재무구조가 나쁘지 않다고 분석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부채비율이 극단적으로 높거나, 당좌/유동비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재무비율 취약 종목은 31개 회사 중 절반 정도인 14개 사였습니다.
 
그런데, 31개 사 중에서 재무비율이 취약한 회사가 절반도 안 되는 것을 보면, 재무구조와 재무비율만으로는 감사의견 거절이나 상장폐지 대상이 될지를 예상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이보다 더 강한 공통점을 찾을 필요가 있어서 [연속적자] 여부를 파악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DMS를 제외하고 30개 사가 모두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감사의견 거절 또는 상장폐지 심사에 있는 기업들 중 거의 대부분은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연속적자의 문제 : 부실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적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게 일반 개인사업체나 비상장 법인일 때에는 상장폐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요. 그러다 보니 적자면 적자 그대로 재무제표를 인식합니다. 그런데 상장회사는 비상장 회사보다도 수많은 주주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상장유지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속적자가 발생하게 되면 적자 규모를 되도록 작게 하려 하거나 부실을 숨기려 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한 번의 적자는 그러려니 합니다만 연속적자가 이어지다 보면 여러 가지 회계적 기법으로 적자를 줄이려 노력(?)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를 회계감사를 받게 되면 회계감사 법인에 따라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고 “의견거절”을 내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부실 회계감사에 따른 책임이 수년 전부터 회계사와 회계법인에까지 가해지면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의견거절”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투자자 관점에서 미리 예상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연속적자”입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잠재적 회계부실이 누적될 가능성이 커지고 어느 순간 시한폭탄처럼 회계적 이슈가 터지기에, 연속적자 여부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경계하고 조심하면서 투자 후보 종목 선정 시 중요하게 보아야 할 기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그래도 연속적자와 재무구조 취약 기업이 한방이 있고, 봄만 넘기면 되는 거 아닌가?
 
몇몇 연구자료를 보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종목에는 투자자들이 가치를 박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이 높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 중에는 부실기업에 투자하여 턴어라운드를 통해 대박 수익률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감사의견 이슈가 집중되는 봄만 피하면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마음을 놓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는 과거보다도 더 냉정하게 연속적자/재무 취약 종목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2025년부터는 더욱더 말입니다.
 
제가 이렇게 의견을 드리는 이유는 이전보다 상장폐지 공포가 연중 내내 그리고 올해부터는 더 강하게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매년 봄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을 제외하더라도, 연중 내내 지뢰밭은 이어진단 점입니다. 앞서 언급 드린 31개 회사 중에는 갑자기 거래정지된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뿐만 아니라 횡령/배임 혐의 발생, 불성실 공시 등이 연중 언제든지 불시에 발생했습니다.
 
두 번째로, 2025년 이후 상장폐지 기준이 더욱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된다지만 2025년부터는 상장폐지 대상이 되면 과거에 비해 더 냉정하게 상장폐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전에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강하면 상장을 유지하였지만, 이제는 그 여지가 약해져 갈 수밖에 없습니다.
 
 
■ 분산투자도 필수 : ‘만에 하나’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번 감사의견 거절 등의 이슈로 뉴스에 올라오고 있는 31개 회사 중에는 DMS처럼 재무구조나 손익구조가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회사도 있습니다.
매년 상장폐지 대상 기업들을 살펴보다 보면 한해에 한 종목 정도는 연속적자도 아니고, 재무비율도 나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종목들은 재무제표로는 확인할 수 없는 다른 문제가 내재하였다가 회계감사 기간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이런 종목들은 우리가 아무리 조심해도 만날 수 있는 ‘만에 하나’ 있을 종목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종목에 우리가 투자자금을 집중하였다면 자칫 큰 낭패를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아 보이고 완벽해 보이는 종목이라 하더라도 블랙스완과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종목에 몰방 투자하였다가 그 종목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투자금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만, 5종목에 분산만 하여도 전체 투자자금 중 리스크는 1/5수준으로 줄어들고 10종목에 분산투자하면 1/10로 리스크는 줄어듭니다.
 
그리고 명심하십시오. 2025년 올해부터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게 됩니다. 해가 갈수록 더욱더….
 
 
2025년 3월 24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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