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관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기업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시장에서는 최근 성공적인 기업 분할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하니웰 역시 세 개의 사업부로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3월 증시는 강한 하락세로 출발하며 약세장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S&P 500은 2월 19일 고점 이후 급락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약간의 조정 기간”, 그리고 지난주 재무장관 베선트(Bessent)가 언급한 “디톡스 기간”이라는 표현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관세 정책은 핵심 공약 중 하나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규제 완화, 세금 감면, 자유시장 옹호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하는 등의 친기업적 정책이 수입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뿐만 아니라 멕시코, 캐나다, 유럽에도 강경한 무역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이제 정치와 금융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얽혀 있다. 투자자들은 매일 백악관에서 발표되는 관세 정책 변화를 주목하고 있으며, 트럼프 내각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는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
이번 주 주식시장은 ‘매그니피션트 세븐(Mag 7)’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월요일 급락장에서 VIX 변동성 지수는 30까지 급등했으며, 테슬라(NASDAQ:TSLA)는 2020년 9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하며 한때 고점 대비 56% 폭락했다. 엔비디아(NASDAQ:NVDA)는 고점 대비 30% 하락했고, 기타 ‘Mag 7’ 종목들도 최소 18% 이상 하락했다. 단, 애플(NASDAQ:AAPL)만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러한 흐름은 2018년 말 시장 급락과 2022년 상반기 약세장을 떠올리게 한다. 일부 고평가된 성장주들의 급락 속도와 낙폭은 2020년 2~3월 코로나19 충격 당시와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5년은 글로벌 투자의 가치를 더욱 강조하는 한 해가 되고 있다. 올해 들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와 같은 저PER 국가들의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편, 달러 대비 유로(EUR)는 1.09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유럽은 재정 확장 정책을 펼치는 반면, 미국은 DOGE(정부 효율성부) 등의 영향으로 긴축 기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거시경제 환경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어닝 시즌(기업 실적 발표)이 마무리되었으며,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 발표와 함께 연준의 3월 회의가 다가오고 있다. 컨퍼런스 시즌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특히 다음 주 예정된 엔비디아의 GTC AI 행사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AI 관련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적어도 관세 논의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요소는 될 것이다.
이처럼 정책 불확실성이 극심한 상황에서, CEO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세 정책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본업에 집중하여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 브라운-포먼(Brown-Forman) CEO인 로슨 화이팅(Lawson Whiting)은 CNBC 앵커들과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솔직히 저도 여러분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알지는 않습니다. 이게 문제죠... 매일매일 이야기가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관세 정책의 변화를 쫓기보다는, 핵심 사업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키우는 것. 이것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일 수 있다.
기업 분할을 통한 가치 창출
기업 가치를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은 기업 구조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기업 분할(스핀오프, Spinoff)이란 모회사에서 특정 사업 부문을 분리하여 독립적인 회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된 기업의 주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략적 조치는 신설 기업이 본연의 전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모기업 역시 본래의 핵심 사업으로 돌아가면서 유사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성공적인 기업 분할 사례가 다수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제너럴 일렉트릭(NYSE:GE)로, 이 회사는 GE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 GE), GE 헬스케어(GE Healthcare, GEHC), GE 버노바(GE Vernova, GEV) 등 세 개의 독립 기업으로 분리되었다.
GE 에어로스페이스는 모기업으로서 기업 분할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2022년 9월 최저점 대비 400% 이상 급등하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GE 헬스케어 역시 2022년 12월 IPO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4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GE 버노바는 변동성이 큰 기업으로, 산업재(Industrials) 섹터 내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상장 후 10개월 동안 주가가 두 배 이상 상승했으나, 1월 말 중국 딥시크(DeepSeek) AI 발표 이후 447달러에서 270달러로 급락했다.
이외에도 켈라노바(NYSE:K), 존슨앤드존슨(JNJ), 박스터 인터내셔널(NYSE:BAX), 다나허(NYSE:DHR), 3M(MMM) 등이 지난 3년간 기업 분할을 완료했다.
이제 가장 최근에 이러한 전략을 채택한 블루칩 기업은 허니웰(NASDAQ:HON)으로, 기업 분할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니웰의 계획
GE와 마찬가지로, 하니웰 역시 산업재(Industrials) 섹터에 속한 대형 복합기업이다. 월스트리트 호라이즌(Wall Street Horizon) 데이터에 따르면, 본사가 샬럿에 위치한 시가총액 1,390억 달러 규모의 이 기업은 하니웰 오토메이션(Honeywell Automation),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Honeywell Aerospace), 그리고 이미 분사가 진행 중인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 사업부 등 세 개의 독립적인 기업으로 분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운영을 간소화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하니웰은 2월 6일, 오토메이션 및 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를 분리할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각 사업이 업계를 선도하는 독립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하니웰 오토메이션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순수 자동화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광범위한 설치 기반을 보유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예정이다.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첨단 기술 및 시스템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미 발표된 첨단 소재 사업부의 분사는 지속 가능성을 중점으로 한 특수 화학 및 소재 공급업체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토메이션 및 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의 분할은 2026년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니웰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하니웰 주가는 산업재 섹터 및 S&P 500 대비 부진한 성적을 보여왔다. 강세장이 시작된 이후에도 주가는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같은 기간 산업재 섹터 및 미국 대형주 지수 대비 30%포인트 이상 뒤처지는 성과를 기록했다.
결론
올해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적 기업 조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 분할은 적절하게 활용될 경우 잠재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개별 사업부의 초점이 더욱 명확해지는 것과 이에 따른 주주 수익은, 거시경제 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지는 시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
인베스팅닷컴 & https://kr.investi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